물질을 빨아들이기만 하는 것으로 알려진 ‘블랙홀’이 실제로는 높은 에너지 입자를 방출한다는 사실이 최근 발견됐다.

 

블랙홀 ‘백조자리X-1’이 주변의 별을 삼키며 X선을 분출하는 모습을 미국항공우주국(NASA)연구진이 관측한 것. 지구에서 6000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이 블랙홀의 질량은 태양의 15배, 길이는 60km다.

 

블랙홀에서 X선이 나오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별이 블랙홀에 가깝게 접근하면 별은 블랙홀이 끌어당기는 강력한 힘을 받는다. 이 때 별은 블랙홀의 엄청난 힘을 견디지 못하고 산산조각이 나면서 폭발한다. 폭발하면서 발생한 물질 중 블랙홀 가운데로 빨려 들어가지 않은 것들이 블랙홀 가장 안쪽에서 나선운동*을 하며 ‘응축원반’을 만들어낸다. 이 원반은 1초에 800번이나 도는데 이때 발생한 마찰 때문에 원반의 내부가 빠르게 가열돼 온도가 수백만 도에 이르러 X선이 나온다.

 

미국 미시간대 루벤스 레이 연구원은 이번 발견에 대해 “수백만 광년 떨어진 블랙홀의 가장 깊숙한 곳까지 관측의 범위를 확장시킨 놀라운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상식UP

광년(光年): 빛이 진공 속에서 1년 동안 진행한 거리로 천체 사이의 거리를 나타낼 때 쓴다. 빛은 진공 상태에서 1초 동안 약 30만km를 진행하므로 1광년은 약 9조4541억km다.

나선운동: 어떤 축 둘레를 일정한 속도로 회전하면서 축 방향으로 진행하는 운동.

 

▶김은정 기자 ej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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