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TV 시청 황금시간대인 오후 7~10시에 외국 드라마와 영화의 방영을 금지했다.

14일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영상물 정책을 총괄하는 국가라디오·영화·텔레비전총국(약칭 광전총국)은 편성시간 규정을 포함한 ‘외국 영화·드라마 관리 강화 방안에 관한 통지’를 9일 각 TV 방송국에 전달했다.

방송국은 황금시간대 외국물 방영 금지 규정을 지키는 것 외에도 매일 드라마 편성시간 중 외국 드라마와 영화의 비중을 4분의 1 이하로 낮춰야 한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사회주의 문화 대발전’을 주제로 공산당 전체회의를 개최한 이후 TV를 포함한 각 문화 분야의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정부는 왜 외국 프로그램의 TV 방영을 통제하려고 할까요?

겉으로는 ‘무분별한 외국문화의 도입이 사회주의 문화의 발전을 방해한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어요.

사회주의를 추구하는 중국은 ‘평등’과 ‘통합’을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자본주의를 반대하는 것이지요. 한국 같은 외국의 프로그램을 중국 사람들이 많이 보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자본주의에 익숙해지겠지요? 한국 드라마에는 국가의 번영이나 발전, 통합 같은 전체의 가치보다는 개인의 이익, 사랑, 재산 모으기 같은 개인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내용이 많으니까요.

하지만 중국정부가 굳이 이 시점에 TV 방송을 통제하려는 진짜 ‘속뜻’은 따로 있답니다. 올해는 중국 최고지도자인 후진타오 주석이 시진핑 부주석에게 자리를 물려주면서 중국 지도부가 교체되는 중요한 해입니다. 그런데 요즘 권력을 둘러싸고 암투가 일어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어 중국 전체가 불안한 상황이지요.

그러니 중국정부로서는 어느 때보다 사회 안정과 정치적 안정을 도모하는 일이 중요하겠지요? 그래서 외국프로그램을 줄이고 방송을 통제해서 중국 사람들이 ‘허튼 생각’을 품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이랍니다.

▶ 손민지 인턴기자 minji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