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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양’이 자취 감춘 이유는? ‘살아있는 화석’, 이대로 멸종할 수도…
  • 권세희 기자
  • 2024-04-29 13: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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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갈색 털에 뾰족한 뿔을 가진 동물 ‘산양’이 우리나라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어요.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겨울부터 올해 봄까지 약 750마리의 산양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돼요. 산양은 멸종위기 1급 야생동물이자 천연기념물로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동물 중 하나인데, 그 개체 수가 점점 줄어 우려가 커지는 것. 산양이 우리 산에서 점차 사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겨우내 폭설에 그만


우리나라의 산에서 포착된 멸종 위기 야생동물 산양의 모습. 동아일보 자료사진 


우리나라에 사는 산양은 약 2000마리로 추정돼요. 그런데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약 537마리가 목숨을 잃었고, 이달 11일까지 추가로 폐사(짐승 등이 갑자기 죽음) 신고 된 산양은 약 200마리가 넘어요. 약 750마리가 세상을 떠난 것인데, 이는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전체 산양의 3분의 1에 이르지요.


바위와 절벽으로 이뤄진 험준한 산악 지역에 사는 것으로 알려진 산양은 소과 동물 조상의 형질(동식물이 가지는 고유한 특징)을 가장 오랫동안 가지고 있는 동물로 ‘살아 있는 화석’이라고 불릴 만큼 가치가 높아요. 그런데 산양의 떼죽음이 이어지면서 문제가 되는 것.


산양이 목숨을 잃은 이유는 지난해 내린 폭설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와요. 강원도 북부 고산지대에 평년(지난 30년간의 기후의 평균적인 상태)보다 눈이 자주, 많이 내려 산양들이 먹이인 풀을 찾아 낮은 지대로 이동하다 탈진(기운이 다 빠져 없어짐)해 목숨을 잃었다고 추측해요.


이에 환경부는 지난해 겨울부터 1000명 이상의 인원이 강원도 북부지역에서 500여 회의 순찰과 구조 활동을 펼쳐 산양을 구조했으며, 산양의 주된 먹이인 건초와 마른 뽕잎을 지원하며 보호에 나서고 있어요.



멧돼지 막으려던 울타리가 산양까지


한편 환경단체는 국내에서 산양이 사라진 이유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을 막으려 설치한 울타리의 영향도 크다고 짚었어요. ASF는 감염된 돼지의 분비물 등에 의해 전파되는 감염병. 돼지과에 속하는 동물에게만 감염되는 이 바이러스는 치사율(그 병으로 죽는 비율)이 높아 양돈 업계에 큰 타격을 주지요. 이에 정부는 지난 2019년부터 야생 멧돼지에 의한 ASF를 막기 위해 대규모 울타리를 곳곳에 설치했어요. 그런데 문제는 이 울타리가 산양의 이동까지 막아 산양들이 폭설에 고립되면서 목숨을 잃었다는 지적이에요.


환경부는 “ASF 차단 울타리가 생태계에 주는 영향을 조사해 산양의 피해를 최대한 줄이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어요. 하지만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 봄철, 이 울타리로 인해 산양의 이동 통로가 충분치 않으면 또다시 산양의 목숨이 위협된다는 의견도 있어요.



기후변화로 밤에 활동하다가


이탈리아의 한 국립공원에서 두 마리의 수컷 산양이 바위에서 먹이를 찾고 있다. CNN 홈페이지 캡처


기후변화로 산양의 활동 시간이 바뀌어 개체 수가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최근 나왔어요. 이탈리아 사사리대 수의대 프란체스카 브리비오 박사 연구진은 “유럽이 기후변화로 고통 받고 있는 기운데 산양의 행동 패턴 역시 달라지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연구결과를 생명과학 저널인 ‘왕립학회회보B:생물학’에 얼마 전 발표했어요.


연구진에 따르면 산양은 본래 낮에 먹이를 찾는 습성을 가졌지만, 지구온난화로 낮에 극심한 더위가 이어지면서 밤에 활동하는 일이 늘었어요. 밤에는 낮보다 산양을 위협하는 포식자(다른 동물을 먹이로 하는 동물)가 더 많은 데도 더위를 피하기 위해 습성을 바꿨다는 설명인데, 이 과정에서 포식자의 공격으로 산양이 목숨을 잃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와요.



▶어린이동아 권세희 기자 ksh0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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