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뉴스
  •  시들시들해진 잎들아~ 살아나라 얍!
  • 남동연 기자
  • 2024-04-04 13: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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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은 식목일... '반려식물병원' 방문기


반려식물이 병들었을 때 치료받을 수 있는 반려식물병원



반려동물을 키우듯 식물에 애정을 쏟는 ‘식집사’들이 늘고 있어요. 이들은 식물이 푸르게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정서적 안정감을 느낀다고 해요. 2022년 농촌진흥청의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5%가 ‘정서적 교감과 안정을 얻기 위해 반려식물을 가꾼다’고 답했지요.



서울시는 반려식물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해 지난해 4월부터 서울시민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반려식물병원’(서울 서초구)을 운영해요. 이곳은 시민들이 기르는 식물의 상태를 진단하고, 병을 치료해주는 곳. 서울시는 반려식물병원 외에도 4곳의 ‘반려식물클리닉’을 운영하는데, 이곳이 일반 병원이라면 반려식물병원은 장기 입원 치료 등 보다 체계적인 진단·치료를 하는 대형종합병원에 빗댈 수 있지요. 지난 1년 간 반려식물병원을 찾은 식집사는 700여 명, 치료 수는 2100여 건에 달한다고. 식목일을 맞아 반려식물병원을 최근 찾아갔어요. 



물 많이 주면 아파요ㅠㅠ



반려식물병원 입원치료실에서 장기 입원 중인 식물들




소포라의 뿌리 상태를 확인하는 주재천 반려식물병원장



“다행히 뿌리가 완전히 죽지는 않았네요. 입원은 시키지만 건강해질 확률은 5% 이내로 보입니다.”



반려식물병원의 주재천 원장은 이날 반려식물과 함께 병원을 찾은 20대 여성 박선하 씨에게 안타까운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어요. 박 씨는 6개월 전부터 ‘소포라’라는 식물에 ‘소피아’(‘지혜’라는 뜻)라는 이름도 붙여주며 애지중지 길렀어요. 하지만 소피아의 가지가 앙상히 마르고 잎이 점점 떨어져 병원을 방문했다고.



주 병원장은 “과습(식물이 필요한 양보다 물이 많은 경우)으로 뿌리가 상했다”며 “병원을 찾는 식물의 95%가 과습 상태”라고 말했어요. 많은 이들이 ‘식물에 주기적으로 물을 듬뿍 줘야 한다’고 여기지만 과하게 물을 주면 뿌리가 상하게 되고, 물을 빨아들이지 못해 결국 잎이 시들시들해져요.




2∼3일에 한 번씩 나무젓가락을 찔러보면 식물에 언제 물을 줘야 할지 알 수 있다



주 병원장은 “2∼3일에 한 번씩 화분 끝까지 나무젓가락을 찔러 넣고, 1분 후에 꺼내 젓가락을 살펴보라”면서 “젓가락이 말라 있다면 화분 밑바닥에서 물이 흘러나올 정도로 물을 주면 되는데, 꽃과 잎에 곧바로 물을 뿌리지 말고 화분을 뱅글뱅글 돌리면서 흙에 조금씩 주는 게 좋다”고 말했어요. 만약 나무젓가락이 젖어있다면 일주일 정도 환기가 잘되는 곳에 식물을 두고 물은 주면 안 되지요.



찾았다, 방패벌레! 



잎을 작게 잘라낸 뒤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주 병원장의 모습



반려식물병원에서 진료는 일반적으로 30분가량 진행돼요. 이날 2시간여의 취재 중에 방문한 시민들은 모두 4팀. 철쭉 잎의 색이 변했다며 방문한 시민과 분갈이(식물을 다른 화분에 옮겨 심는 것) 이후 장미가 활력을 잃었다며 찾아온 시민 등이었지요.



주 병원장은 색이 변한 철쭉 잎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뒤 말했어요. “잎에 방패벌레가 꼬물꼬물 기어다니고 있네요.” 아주 작은 크기의 방패벌레는 철쭉 잎에 있는 물을 빨아들여 잎의 푸른색을 변하게 하는 해로운 곤충. 주 병원장은 식물의 가지를 잘라낸 뒤 해당 부위에 약품을 발라 치료했어요. 이후 “화분의 흙에 떨어진 잎을 그대로 두면 벌레가 자라기 좋은 환경이 되어서 식물을 썩게 할 뿐”이라는 조언도 건넸지요.



“식물이 무럭무럭 자라길 바라는 마음에 큰 화분으로 옮겨주곤 하는데, 화분이 크면 흙에 있는 물이 잘 마르지 않아 오히려 뿌리가 썩기 쉬워요. 뿌리 크기에 맞는 화분을 사용하는 게 좋지요. 만약 집에서 식물이 아플 때는 물, 식용유, 계란 노른자를 섞어 만드는 유기농 치료약인 ‘난황류’를 5∼7일마다 한 번씩 식물 전체에 골고루 뿌려주면 좋아요.”



어린이에겐 '관엽식물' 추천



주 병원장은 어린이들에게 “반려식물을 키우는 남다른 경험을 해보라”고 했어요. 씨앗을 흙에 심고, 식물이 자라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면 ‘어떤 생명이든 함부로 대하면 안 된다’는 소중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주 병원장에 따르면 감, 사과, 배 등 집에서 먹은 과일의 씨앗을 흙에 심어도 싹이 잘 튼다고 해요.



“반려식물은 2∼3개 이상을 함께 키우는 것이 좋아요. 식물이 서로 습기를 주고받기 때문에 관리가 더 쉽거든요. 꽃을 보기 위해 키우는 ‘관화식물’이나 나무를 보기 위한 ‘관목식물’보단 드라세나, 스킨답서스, 필로덴드론과 같이 잎이 예쁜 ‘관엽식물’이 어린이가 직접 기르기 좋답니다. 빛이 적어도 잘 살기에 실내에서 기르기 쉽기 때문이지요.”

▶어린이동아 남동연 기자 nam011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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