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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한국의 숲, 늙었다… ‘제2의 산림녹화’ 서둘러야
  • 장진희 기자
  • 2024-04-02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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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나라의 영토)의 63%가 산인 우리나라는 산림(산과 숲)이 울창해 보이지만 늙은 숲이 많아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편이에요. 오래된 나무는 제때 베어내고 후계림(앞으로 이용할 수 있는, 나무가 많이 자라는 땅)을 가꿔야 숲의 생태계가 선순환하는데 1970년대 대대적인 ‘녹화’(나무를 심어 푸르게 함)사업 이후 사실상 방치해 온 탓이지요. 그 결과 탄소 흡수 기능이 크게 떨어지는 30년생 이상 고령(많은 나이) 나무가 전체의 77%를 차지합니다. 또 임도(林道·산림에서 나는 물품을 나르거나 숲을 관리하기 위해 만든 도로) 등 인프라 개발에도 소홀해 국토 내 산림 비율이 세계 평균의 두 배인데도 목재(나무로 된 재료) 자급률(스스로 마련할 수 있는 비율)은 15%에 불과해 목재 수입량이 세계 4위예요. 단기간에 산을 푸르게 만드는 녹화에는 성공했지만 산림의 가치와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숲을 조성하는 데는 실패한 것이지요.

도시화율이 80%가 넘고, 미세먼지에 시달리는 우리나라에서 산은 ‘국토의 허파’나 다름없어요. 숲이 늙어 탄소 저감(낮추어 줄임) 효과가 떨어지면 대기 질 악화(나빠짐)는 빨라질 수밖에 없지요. 또한 전 세계적으로 탄소 중립 의무가 강화돼 목재 수요(어떤 물건을 사려고 하는 욕구)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산림자원을 활용하지 못하고 수입에 의존한다면 국가 경제에도 큰 손해예요. 특히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적 충격과 각종 재난을 뜻하는 ‘그린 스완(Green Swan)’이 일상화된 요즘엔 숲이 시들해지면 이 같은 위기를 완충(불화, 충돌을 누그러지게 함)해줄 보호막도 얇아져요.


일본 독일 등 선진국들이 숲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예요. 친환경 연료인 바이오매스 등 목재를 활용한 미래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고, 수준이 뒤떨어진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대안으로 숲의 가치가 두드러지고 있어요. 국토 중 산림 비율이 우리와 비슷한 일본은 이미 선례(이전에 있던 사례)를 만들고 있지요. 인구소멸(인구가 사라지는 현상) 위기에 놓인 지자체들이 ‘명품 숲’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해 국내외 관광객들을 끌어들였고, 대기업들과도 제휴(행동을 함께하기 위해 서로 붙들어 도와줌)해 숲에 원격(멀리 떨어져 있음) 근무시설을 만드는 등 유인책(주의나 흥미를 일으키는 방법)을 시도하고 있어요. 우리 산림청 역시 숲의 활용도를 높이면 현재 161조 원인 산림 업계 매출이 2030년 206조 원으로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요.


우리나라는 국제연합(UN·유엔)이 개발도상국(경제 발전이 진행 중인 나라) 중 최단(가장 짧음) 기간에 산림녹화에 성공한 모델로 꼽는 세계적인 모범 사례예요. 과거 녹화산업이 황폐화(거칠고 못 쓰는 상태가 됨)됐던 국토를 푸르게 만들었듯, 50년이 지난 지금은 숲의 산업적 경쟁력을 높이고 기후위기에 대비한 환경자원으로서 질적인 성장을 이뤄야 할 때입니다. 그래야 제2의 산림녹화 성공 신화를 다시 쓸 수 있어요.


동아일보 4월 1일 자 사설 정리





▶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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