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40억을 조달(자금이나 물자 등을 대어줌)해 달에 있는 천연자원을 얻어내겠다는 미국 우주탐사 스타트업이 등장했어요. 인터룬(Interlune)이라는 기업이 지구에선 희귀하지만, 달에서는 충분히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헬륨-3’를 채굴해 판매하겠다고 나선 것이지요.

인터룬과 같은 민간 기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가도 이 ‘헬륨-3’를 얻기 위해 움직이고 있어요. 헬륨-3는 어떤 물질이기에 주목 받을까요? 

1g 헬륨-3가 석탄 40t을 대체!


달 궤도에서 찍은 지구의 모습. 멀리 지구가 초승달처럼 보인다. NASA 제공​

헬륨-3는 태양에서 부는 전기적 성질을 띤 바람인 ‘태양풍’에 포함된 물질이에요. 태양풍에 따라 이 물질이 수십억 년에 걸쳐 달 표면에 차곡차곡 쌓여있는 것으로 추정돼요. 지구에선 대기와 자기장(끌어당기고 미는 자기력이 작용하는 공간)에 의해 이 물질이 쌓이지 않지만 달에는 충분히 존재한다는 것.

특히 헬륨-3는 핵융합 에너지 발전 원료로 사용할 수 있어 ‘마법의 광물’이라고 불러요. 핵융합 에너지는 가벼운 원자핵이 핵반응으로 결합해 무거운 원자핵이 될 때 나오는 에너지를 말해요. 핵융합은 적은 양의 원료로 막대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

헬륨-3를 어떻게 핵융합 원료로 사용할까요? 먼저 핵융합 반응이 어떤 방식으로 일어나는지를 살펴보면 이해가 쉬워요. 현재 지구에서 핵융합 반응을 할 땐 중수소와 삼중수소라는 원료를 사용해요. 이 가운데 중수소는 바닷물에서 상대적으로 쉽게 얻을 수 있지만, 삼중수소는 지구의 자연에 거의 존재하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복잡한 과정을 통해 비싼 비용을 들여 얻어내지요. 하지만 헬륨-3이 있다면 이를 삼중수소를 대신해 쓸 수 있기에 핵융합 에너지를 더욱 쉽게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

가령 헬륨-3 1g만 있어도 석탄 40t(톤)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일각에선 헬륨-3 100t으로 세계인이 1년간 사용할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와요.

이 때문에 만약 헬륨-3을 넉넉하게 채굴한다면, 중동 나라의 석유에 의존하는 시대가 끝나고, 세계 경제를 흔드는 새로운 핵융합 에너지 시대가 온다는 전망도 나와요.

과연 지구로 가져올 수 있을까?

인터룬의 ‘헬륨-3 수확기’의 모습을 표현한 가상 이미지. WSJ 홈페이지 캡처

달의 표면. 헬륨-3는 달의 표면에 쌓여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헬륨-3는 비싼 돈을 들여 달에 가서 지구로 가져와도 충분할 만큼 경제적인 자원이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인터룬의 목표는 이르면 2026년, 헬륨-3이 쌓인 것으로 추정되는 달 지역에 상업용 로켓을 보내는 것. 우주선에 실린 ‘헬륨-3 수확기’로 달 표면에서 헬륨-3의 가스를 수집해 지구로 보낸 후 이 물질에 대한 정보를 명확하게 분석한다는 계획이지요. 이런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향후 본격적인 채굴 작업에 나선다는 것이에요.

인터룬은 “지난 몇 년간 헬륨-3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우주 수송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면서 “현재 많은 민간 우주 기업이 달로 향하고 있으므로 이를 적절히 활용하면 헬륨-3를 지구로 안전히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해요.

하지만 인터룬의 계획이 실제로 이뤄질지는 불분명해요. 우주선을 달로 보내기 위해선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들뿐만 아니라 헬륨-3를 지구로 안전하게 운반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는 게 우주 전문가들의 의견이에요. 또 채굴 과정에서 달 표면이 훼손되는 등 달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어린이동아 권세희 기자 ksh0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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