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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바이든의 '자학 개그'
  • 전선규 기자
  • 2024-03-21 12: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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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지난 19일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자신을 지지해 줄 것을 호소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AP뉴시스



[1] 지난 16일 오후 10시 미국 워싱턴 그랜드하이엇호텔에서 열린 만찬(손님을 초대해 함께 먹는 저녁 식사) 무대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올라섰어요. 바이든은 시계를 힐끔 보며 말문을 열었지요. “내 취침 시간보다 6시간이나 지났네요(Six hours past my bedtime).” 좌중(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폭소(세차게 터져 나오는 웃음)가 터졌어요. 82세인 그의 재선(두 번째로 당선됨) 도전에 고령(많은 나이) 논란이 커지자 ‘자학(스스로를 해침) 개그’로 받아친 것. 바이든은 이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78)을 겨냥했어요. “민주당과 공화당 대선 후보가 정해졌는데 한 명은 너무 늙은 데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많다. 다른 한 명이 바로 나다.”


[2] 이날 행사는 미국 중견(단체나 사회의 중심이 되는) 언론인들이 대통령 등 권력자들을 초청해 격의(서로 터놓지 않는 속마음) 없이 소통하는 *‘그리드아이언(Gridiron)’ 만찬이에요. 1885년 시작된 이후 역대 대통령 대부분이 초청됐지요. 세계 초강대국 지도자인 미국 대통령도 이때만큼은 ‘최고 폭소 책임자(CFO·Chief Fun Officer)’로서 면모를 드러내는 게 중요해요. 잘만 하면 야당(정권을 잡고 있지 않은 정당)과 국민들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리고 전세(형세나 형편)를 반전(일의 형세를 뒤바꿈)시킬 기회로 만들 수 있지요.


[3] “오늘밤, 사상 최초로 저의 출생 비디오를 공개합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1년 이 만찬에서 중요한 발표를 했어요. 당시 트럼프 등 보수 인사들이 오바마 출생지(사람이 태어난 곳) 의혹을 제기하며 오바마는 아프리카 케냐에서 태어나 선거법상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주장하던 때였지요. 오바마의 엄중한 표정에 만찬장에는 긴장감이 감돌았어요. 곧 대형 화면에 영상이 재생됐어요. 아프리카 평원에서 새끼 사자가 태어나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의 한 장면이었지요. 배꼽을 잡는 참석자들 사이에서 트럼프는 쓴웃음을 지었어요.


[4] 그 후 7년 뒤인 2018년 트럼프 역시 같은 무대에 섰어요. 행사 며칠 전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당시 백악관(미국 대통령의 관저) 선임고문이 족벌정치(한 가문이 국가 권력을 모두 쥐고 행하는 정치) 논란 끝에 기밀(외부에 드러나면 안 될 중요한 비밀) 접근권을 박탈(자격을 빼앗음)당했는데 트럼프는 이를 빗대 인사말을 했어요. “늦게 와서 미안합니다. 사위가 보안 검사를 통과하지 못해 오래 걸렸네요.” 트럼프는 당시 참모(윗사람을 도와 측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연이은 사퇴에 대해 “요즘 백악관을 떠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다음은 누굴까. 멜라니아(영부인)일까”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지요.


[5] 마이크만 들고 서서 말로 관객을 웃기는 스탠드업 코미디는 미국에서 웬만한 가수 콘서트 못지않은 인기 공연이에요. 이런 문화가 정치에도 투영(어떤 일이 다른 일에 반영됨)돼 유머감각은 정치인의 자질(일에 대한 능력이나 실력) 중 하나로 평가되지요. 미국 대선에서도 “내가 낙선(선거에서 떨어짐)하면 피바다가 될 것(트럼프)” “트럼프는 히틀러 앵무새(바이든)” 같은 험한 말들이 오가지만 가끔 등장하는 자학 개그는 격해진 긴장을 풀어주는 순기능(긍정적인 기능)이 있어요. 상대의 정곡(가장 중요한 핵심)을 찌르고 유권자의 공감을 얻는 데도  이 담긴 유머는 위력(상대를 압도할 만큼 강력힌 힘)을 발휘해요. 우리 정치에도 다 같이 빵 터지는 순간들이 많아지면 막말과 혐오(싫어하고 미워함)의 언어가 조금은 줄어들 것이에요.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동아일보 3월 20일 자 신광영 논설위원 칼럼 정리





▶어린이동아 전선규 기자 3q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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