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듄 2’ 속 한 장면으로, 주인공 폴(티모시 샬라메) 뒤로 드넓은 사막이 펼쳐져 있다. 듄: 파트2 공식 스틸컷 

최근 개봉한 영화 ‘듄 2’가 인기예요. SF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모래바람이 몰아치는 가상의 사막 행성 ‘아라키스’가 배경. ‘듄(Dune)’은 사막이나 해안에서 모래들이 바람에 의해 옮겨지고 쌓여 만들어지는 사구(모래 언덕)를 뜻해요. 영화에서 펼쳐지는 광활하고 신비로운 모래 언덕은 현실에도 있답니다. 

거대 모래 언덕의 나이는?

모로코에 있는 성사구인 라라 랄리아의 모습. BBC 홈페이지 캡처

지구에서 가장 크고 복잡한 유형의 ‘성사구’가 언제 형성됐는지 최근 처음으로 밝혀졌어요. ‘피라미드 사구’라고도 불리는 성사구는 중심으로부터 방사형(중앙에서 사방으로 뻗어 나간 모양)으로 뻗은 형태의 모래 언덕이에요. 바람의 방향이 일정하지 않은 지역에서 주로 발달하며 높이만 수백m에 달하지요.

성사구는 아프리카와 아시아, 북아메리카는 물론 화성에서도 발견된 바 있지만 정확한 형성 시기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어요. 영국 연구진은 모래 알갱이가 마지막으로 햇빛에 노출된 시간을 계산하는 방법을 통해 모로코에 있는 성사구가 1만3000년 전 형성됐음을 최근 밝혀냈어요.

연구진은 모로코에 있는 라라 랄리아 사구를 찾아 모래를 채취하고 해가 지는 시간을 알아왔어요. 땅속에 오래 묻혀 있던 모래일수록 자연 방사능으로부터 쌓인 에너지양이 더 크다는 점에 착안해 모래의 나이를 계산했지요. 연구진은 “사구의 정확한 형성 시기를 파악하면 과거의 기후를 밝히는 데 도움 된다”고 설명했어요.

화성에서 맞닥뜨린 영화 속 풍경

화성 북극 주변 지역을 평면상에 나타낸 그림으로, 앞쪽에 물결 모양의 모래 언덕이 보인다. ESA 제공

영화 속 사막 행성의 광경이 최근 화성에서 발견했어요. 유럽우주국(ESA)은 무인 화성 탐사선인 마스 익스프레스(Mars Express)가 화성의 북극 근처에서 찍은 광활한 모래 언덕 사진을 최근 공개했어요. 마스 익스프레스는 ESA 15개 회원국이 러시아와 함께 개발한 유럽 최초의 화성 탐사선이에요.

사진에선 미세먼지와 얼음이 켜켜이 쌓여 있는 화성의 북극을 둘러싸는 ‘플라넘 보름(북쪽 평원)’이 나타나요. 북쪽 평원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갈수록 낮아지는 형태로, ESA는 오랜 시간 먼지와 얼음이 지면에 쌓여 계단식 지층이 형성됐다고 설명했어요. 과학자들은 수백만 년 간 화성의 기후가 어떻게 변했는지 알려줄 정보가 담겨 있어 이곳에 주목하고 있지요.

북쪽 평원에 비해 지대가 낮은 ‘올림피아 평원’도 함께 확인할 수 있어요. 올림피아 평원에는 물결 모양의 모래 언덕이 150㎞ 이상 펼쳐지는데, 올림피아 평원이 북쪽 평원에 비해 표면이 거친 이유는 우주에서 날아온 암석과의 충돌 때문이에요. 그만큼 북쪽 평원이 젊은 지형임을 알 수 있지요.

지구의 사막이 위태롭다

지난 2월 데스밸리 국립공원을 찾은 관광객들이 호수에 발을 담구고 있다. LA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위기를 겪고 있는 지구의 사막도 있어요. 지구에서 가장 뜨겁고 건조한 사막 지대인 미국 캘리포니아 주 데스밸리 국립공원에는 지난해 8월 약 55㎜의 비가 내리며 사막 한가운데 거대한 호수가 만들어졌어요. 데스밸리의 연간 평균 강수량은 약 57㎜인데, 하루 동안 1년 치 비가 내린 셈. 지난달에는 38㎜의 비가 내리면서 호수 크기는 두 배로 늘어났지요.

국립공원관리청은 “물이 빠져나갈 바다가 없는 데스밸리에 호수가 있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내리는 비의 양보다 증발 속도가 훨씬 빨라 호수가 생길 수 없는 곳”이라고 설명했어요. 현재 데스밸리에선 관광객들이 사막 한가운데서 보트를 타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고 해요.

▶어린이동아 전선규 기자 3q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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