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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짜인 줄 알았다가 ‘진짜’로 밝혀진 렘브란트 작품… 거장이 남긴 흔적을 찾아라!
  • 권세희 기자
  • 2024-03-06 13: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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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브란트 반 레인(1606∼1669)은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화가 중 한 명이에요. 그는 그림에서 명암(밝음과 어두움)을 탁월하게 표현해 ‘빛의 화가’라고도 불리지요. 특히 인물을 그린 초상화와 자신의 모습을 담은 자화상을 많이 남겨 빈센트 반 고흐(1853∼1890) 등 유명 예술가에게도 큰 영향을 줬어요.


렘브란트의 화풍(그림을 그리는 방식)을 따라 그린 것으로 여겨졌던 작품이 진짜 그가 그린 그림이라는 사실이 최근 밝혀지면서 우리 돈 184억 원에 가까운 가격에 팔려 주목받았어요. 이 외에도 렘브란트의 작품 가운데는 진위(진짜와 가짜) 논란에 휩싸였다가 자세한 감정 끝에 진품임을 인정받은 경우가 많아요.




과학기술로 샅샅이 들여다보니…


‘왕들의 숭배’를 선보이는 모습. 소더비 공식 SNS 캡처


약 184억 원에 팔린 렘브란트의 작품은 바로 ‘왕들의 숭배’. 지금은 값비싼 몸값을 인정받았지만 이 작품은 렘브란트의 그림인지 아닌지를 두고 많은 논란이 있었어요. 1950년에는 렘브란트의 작품으로 전시됐어요. 하지만 1960년 독일의 미술사학자 쿠르트 바우흐에 의해 “렘브란트의 그림이 아니다”라는 의문이 제기됐고 그의 작품이 아니라고 추정되면서 완전히 다른 대접을 받았지요. 이에 2021년 경매에 나왔을 당시 가치는 약 2000만 원에 불과했어요.


그런데 이 작품의 운명은 약 20개월 만에 또다시 바뀌어요. 렘브란트가 그린 진품이라는 감정을 다시금 받았거든요.


어떻게 렘브란트의 그림임을 인정받았을까요? 이 그림을 구매한 익명의 낙찰자는 세계적 경매업체인 소더비에 2021년 경매가 끝난 후 그림 감정을 맡겼어요. 소더비의 고전 거장 회화 책임자인 조지 고든 박사를 비롯한 전문가 7명이 20개월간 작품을 면밀히 감정했어요. 이들은 엑스선과 적외선 영상 촬영 등 과학적 감정 기술을 동원했죠. 과학적 분석 방법을 이용하면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는 그림 속 숨겨진 이미지를 알 수 있습니다.


분석 결과 소더비는 이 작품이 ‘렘브란트가 그린 중요한 작품에 속한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고든 박사는 “1620년대 후반 렘브란트 특유의 붓질과 그림 스타일을 찾아볼 수 있다”면서 “렘브란트가 묘사 대상의 모습을 최대한 있는 그대로 표현하기 위해 날카로운 도구를 쓰는 에칭 작업을 여러 번 거듭하면서 작품 구성이 여러 차례 바뀐 것”이라고 밝혔어요.



‘한 세기’ 만에 진짜로 판명


렘브란트의 작품 ‘십자가에 달리는 예수’를 보고 있는 관람객들. 스미스소니언 홈페이지 캡처


101년 만에 렘브란트의 그림으로 인정받은 작품도 있어요. 네덜란드 헤이그 브레디우스 미술관 창고에 보관됐던 ‘십자가에 달리는 예수’가 그 주인공. 이 작품은 브레디우스 미술관 설립자인 아브라함 브레디우스(1855∼1946)가 1921년 구매했는데 당시만 해도 렘브란트의 위작(다른 작품을 흉내 내어 비슷하게 만드는 일)으로 여겨졌어요. 렘브란트 특유의 세밀한 붓질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게 그 이유.


그런데 약 100년 후 브레디우스 미술관의 큐레이터인 길타이는 미술관 창고에 있던 이 작품을 발견하자마자 제작자가 렘브란트라는 확신을 갖게 돼요. 작품을 정밀하게 분석하며 그림 겉에 여러 겹 발려진 투명한 도료(물건의 겉에 칠해 아름답게 하는 재료)를 제거하자 렘브란트 특유의 붓질이 드러났지요. 길타이는 “이 작품은 붓질이 다소 거칠다”면서 “작품이 다른 그림을 위한 준비 스케치였기 때문”이라면서 렘브란트의 다른 작품과 차이가 나는 이유를 설명했지요. 브레디우스 박물관은 그림에 대한 추가 분석을 네덜란드 암스테스담 레이크스 박물관에 맡겼고, 약 2년의 연구 끝에 1642∼1645년 사이에 제작된 렘브란트의 작품이라는 답을 얻었답니다.



작품의 ‘나무틀’에 주목?


‘수염을 기른 남자의 머리’ 그림(왼쪽)과 이 그림을 적외선 카메라로 촬영한 이미지(오른쪽). 가디언 홈페이지 캡처


덥수룩하게 수염을 기른 한 남성이 아래쪽을 바라보는 모습…. 쓸쓸해 보이는 이 그림은 ‘수염을 기른 남자의 머리’. 제작 시기가 렘브란트가 세상을 떠난 후인 17세기 후반으로 판단돼 그의 작품 위작으로 추정돼 왔어요. 그런데 이 역시 렘브란트가 그린 것일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와요.


해당 작품이 렘브란트 작품의 특징을 정교하게 갖고 있을 뿐 아니라 그림에 쓰인 ‘나무틀’ 역시 렘브란트의 또 다른 그림 ‘묶인 안드로메다’에 쓰인 나무틀과 같다는 것. 이 나무틀이 발트해 주변의 오크나무에서 유래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진품일 가능성이 제기됐어요.


▶어린이동아 권세희 기자 ksh0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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