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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쏙 시사쑥] 옷차림에서 비롯되는 사회적 차이, 교복으로 줄일까
  • 전선규 기자
  • 2024-03-04 11: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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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년 만에 교복 입는 프랑스 학교


프랑스 샤토 드 라 슈발리에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최근 교복을 입고 촬영한 기념사진. 가디언 홈페이지 캡처



[오늘의 키워드]
교복


학교에서 학생들이 입도록 정한 제복(규정에 따라 입도록 한 옷)이에요. 우리나라에선 사립 초등학교와 대부분의 중·고등학교에서 교복을 입어요. 반면 미국과 유럽에선 교복을 거의 입지 않아요. 일부 명문 사립학교를 제외하면 거의 사복을 입고 다니지요.




프랑스 베지에시의 한 학교에서 학생이 교복을 입고 있다



우리나라와 다르게 프랑스 학생들은 교복을 거의 입지 않아요. 나폴레옹 1세가 통치할 당시 설립된 고등학교에서 남자 기숙 학생들이 교복을 입은 것을 제외하면 공립학교(지자체가 운영하는 학교)에서 교복이 의무화된 적은 없지요. 19세기 몇몇 명문 학교에서 교복을 도입한 바 있지만 1968년 5월, 학생과 근로자가 함께 벌인 대규모 사회변혁운동(사회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 체계를 혁신적으로 바꾸는 일)인 ‘68혁명’을 거치면서 이 또한 전부 사라졌어요.


교복의 도입은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총리가 지난해 교육부 장관으로 재직할 당시 학교의 권위를 세우고 학습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목적으로 내세운 정책 중 하나예요. 전국 87곳의 학교에서 앞으로 2년간 시범적으로 교복을 입으며 장단점을 고려한 뒤 2026년 전국에서 의무화(해야 하는 것으로 만듦)할지 결정할 계획이지요. 프랑스 교육부는 교복을 입음으로써 학생들의 복지가 개선되는지, 학생 간 사회 불평등이 감소하는지 등을 따져볼 예정이에요.


교복 착용에 대한 학생 및 학부모의 반응은 다양해요. 교복을 입으면 학교 규칙에 쉽게 적응할 수 있고 학교에 대한 주인 의식(일이나 단체의 주체라는 책임감)과 소속감(자신이 어떤 집단에 소속되어 있다는 느낌)을 느낄 것이라는 의견이 있어요. 또 학생들이 옷차림을 두고 서로 경쟁하거나 의식하지 않아도 돼 합리적이라는 환영의 목소리도 있지요.


반면 교복 착용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있어요. 학생들에게 학교에 대한 무조건적인 소속감을 강요한다는 비판이 나와요. 학생 개개인의 개성 없이 교복을 의무화하는 것은 군대나 다름없다며 학생들에게 학교에 대한 소속감을 갖도록 강요할 수는 없다는 지적도 있어요.


▶‘자유의 나라’ 프랑스에서 교복을 도입하려는 속내에는 ‘라이시테’라는 정교분리 원칙이 있어요. 정교분리는 국가가 종교적 중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정치권력과 종교를 분리하는 것을 말해요. 프랑스에서는 이 원칙을 헌법 1조에 규정하며 정치나 교육 등 공적 영역에서 종교를 드러내는 복장이나 표식(무엇을 나타내는 일정한 방식)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어요.


지난해 프랑스 정부는 공립학교에서 온몸을 가리는 망토 형태의 이슬람 전통 의상인 ‘아바야’ 착용을 금지한 바 있어요. 일부 학생들이 복장을 통해 종교를 드러내 논란이 되는 일이 잦아지자 이를 제한하고자 교복을 의무화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와요.


게다가 최근 프랑스에선 교권(교사로서 지니는 권위나 권력)이 떨어지고 열악한 교사의 처우가 개선되지 않으면서 교사 수가 크게 줄어들고 있어요. 학생들이 규율을 잘 따르지 않는 문제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는 상황도 교복 도입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요.




▶어린이동아 전선규 기자 3q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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