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키워드] 이중가격제

같은 물건이나 서비스에 대해 상황에 따라 혹은 구매자에 따라 각각 다른 가격을 적용하는 제도

일본의 수도 도쿄의 대표적 관광지인 아사쿠사가 관광객으로 붐비는 모습. 동아일보 자료사진​

최근 일본에서 외국인 관광객과 현지인에게 각각 다르게 가격을 받는 정책을 도입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요. 외국인에게는 현지인보다 비싼 가격으로 물건을 파는 ‘이중가격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 같은 주장은 일본의 엔화(일본의 화폐) 가치가 떨어져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물가(물건의 값)가 오르는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나오게 됐어요.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외국인의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일본을 여행할 수 있게 되었어요. 실제로 최근 일본의 주요 관광지에는 한국인을 비롯한 외국인이 크게 늘었지요. 일본정부관광청(JNTO)에 따르면 지난 1월 일본을 방문한 관광객 수는 268만81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79.5% 늘었어요.

하지만 현지인들은 반길 수만은 없는 상황. 외국인 관광객으로 붐비는 지역에서 물가가 오르면서 현지인들은 불만을 드러내고 있어요. 미국 경제 전문 매체 블룸버그통신은 “일본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갑작스럽게 늘어남)하면서 관광지 인근 식당이 가격을 올리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어요. 그러면서 수도인 도쿄의 한 식당에서는 회가 올라간 덮밥을 6980엔(약 6만1000원)에 팔고 있는데 관광객이 많지 않은 다른 지역에서는 1000∼1500엔(약 8800∼1만3200원)에 맛볼 수 있다고 꼬집기도 했어요.

관광객의 방문으로 현지인들의 주머니 부담이 커지다 보니 일본 내에서 “관광객에게만 돈을 더 받고 현지인에게는 낮은 가격을 받는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요.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해 사설을 통해 “그동안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기본적으로 할인 정책을 적용해왔는데 환경이 바뀌었기 때문에 발상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이중가격제 도입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어요. 그러면서 외국인에게 높은 가격을 받는 대신 빠른 입장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어요.​


▶최근 일본에서 이중가격제를 도입하자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이미 다른 나라에서는 널리 시행 중인 제도”라는 근거를 들기도 해요.

실제로 인도와 태국 같은 나라에서는 일부 유적지에 들어갈 때 외국인이 현지인보다 비싼 입장료를 내야 하지요. 이 같은 정책을 도입한 나라는 개발도상국인 경우가 많아요. 개발도상국은 선진국(정치·경제·문화의 발달이 앞선 나라)에 비해 경제 개발이 뒤처진 나라를 말해요. 개발도상국을 여행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주로 선진국 출신으로 현지인에 비해 구매력(물건, 서비스를 살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현지인보다 비싼 가격을 내고도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지요.

단, 일본처럼 경제적 수준이 높은 나라에서 이중가격제를 도입하자는 논의가 나오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에요. 일본은 2023년 기준 국내총생산(GDP·한 나라에서 생산된 모든 물건과 서비스의 가격을 합친 것) 세계 4위를 기록한 경제 대국이지요.​


[나는 토론왕] 이중가격제 도입에 대한 생각은?


내가 일본에 거주하는 시민이라면 이중가격제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요? 관광객이 몰려 치솟은 물가를 낮추기 위해 이중가격제를 시행하는 것에 동의하나요? 아니면 이중가격제를 시행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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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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