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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미가 다가 아녀~"… MZ세대 사이에 부는 '사투리' 열풍
  • 전선규 기자
  • 2024-02-21 11: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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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투리' 영상 콘텐츠 인기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사투리’ 영상 콘텐츠들이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어요. 사투리는 어느 한 지방에서만 쓰는 말로, 지역마다 각기 다른 말씨에 고유한 특색이 담겨 있지요.


주로 촌스럽거나 익살스러운 이미지로만 소비되던 사투리가 각 고장의 특성을 보다 현실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인기예요. 이를테면 부산·경남의 사투리는 대구·경북 사투리와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거나 상대적으로 매체를 통해 덜 알려진 충청도 사투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식. 지방자치단체에선 이 관심을 놓칠세라 고장을 홍보하는 데 사투리를 적극 활용하고 있어요. 



어설픈 사투리는 가라, 토박이는 ‘이렇게’ 말해요!



최근 방영한 tvN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 속 사투리 연기가 등장하는 한 장면. tvN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 공식 스틸컷



유튜브 채널 ‘하말넘많’에 올라온 대구·경북 사투리 강의 영상. 유튜브 ‘하말넘많’ 캡처



드라마에 등장하는 극중 인물들의 사투리 연기가 특히 높은 관심을 받고 있어요. 최근 방영한 tvN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에선 인물들의 어색한 부산 사투리 연기가 대중의 눈길을 끌었어요. 과거에는 뭇매 맞을 일이었던 어색한 연기가 SNS에선 도리어 웃음을 유발하는 유머 콘텐츠로 재생산되고 있지요.


유튜브 채널 ‘하말넘많’은 대중매체에 비치는 어색한 사투리를 ‘미디어 사투리’라고 칭하며 실감 나는 대구·경북 사투리 강의를 담은 영상을 선보여 170만 회에 달하는 조회수를 올렸어요. 미디어 사투리란 미디어에서 나타나는 어색하고 과장된 사투리를 말해요. 이 밖에도 드라마의 일부 장면을 생생한 사투리로 더빙한 영상 등도 인기를 끌고 있어요.


지난해 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을 통해 공개된 한 드라마는 충남 부여군을 배경으로 인물들이 감칠맛 나는 사투리 연기를 선보여 큰 주목을 받았어요. 충청도 사투리는 그간 미디어에서 잘 다뤄지지 않아 신선하다는 반응을 얻었지요. SNS에선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상황별 충청도식 표현을 소개하는 영상과 빙빙 돌려 말하는 충청도식 화법의 진심을 번역해 주는 영상도 많게는 수백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어요.


김용희 평택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일부 지방 사람들은 서울말을 표준어가 아니라 ‘서울 사투리’라고도 표현한다”며 “어떤 세대보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표준어만이 중심 언어라는 생각을 허물고 다양한 지역 말을 재밌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설명했어요.



표준어만 정답? 사투리엔 ‘다양성’이 있지



충남 관광 캐릭터 ‘워디’. 충남문화관광재단 제공



충남 서산시 공식 SNS에 게재된 카드 뉴스. 서산 공식 SNS 캡처



사투리의 유행에 각 지방자치단체에선 고장을 홍보하는 데 이를 활용하고 있어요. 충남문화관광재단은 최근 지역 관광 홍보를 위해 ‘워디’와 ‘가디’ 2가지 캐릭터를 공개했어요. 이중 ‘워디’는 ‘어디’의 충청도 사투리로, 정감 가는 지역 방언을 이름에 담았지요.


대전시는 앞서 공영자전거에 ‘타슈’라는 이름을 붙인 바 있어요. ‘타슈’는 ‘타세요’의 충청도 사투리. 타슈의 등장 이후 사투리를 활용하는 지자체의 시도는 전국에서 이어졌어요. 광주시의 공영자전거 이름은 전라도 사투리인 ‘타랑께’, 부산시 기장군의 공영자전거 이름은 부산 사투리를 반영한 ‘타반나’(타봤나)로 각각 지어졌지요.


이 가운데 충남 서산시에선 지역 사투리를 보존하는 동시에 이를 타 지역에도 널리 알리기 위해 SNS에 ‘사투리 카드 뉴스’를 지속적으로 게재하고 있어요. 카드 뉴스 형태의 홍보물에는 재미있는 지역 사투리와 표준어식 표현, 그 의미가 담겨있지요. 어른들의 향수와 젊은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구수한 사투리를 활용한 내용들로 구성해 관광지와 마을 등을 소개한다는 구상이에요.


윤석진 충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사투리가 지역감정과 연관돼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다”며 “최근 들어 MZ세대가 사투리에 담겨 있는 언어적 특성을 낯선 콘텐츠로 인식하고 유머로 소비하면서 지역 언어에서 나타나는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어요.


▶어린이동아 전선규 기자 3q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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