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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봇 고생물학’ 연구 활발… 멸종된 동물이 로봇으로 돌아왔다?
  • 권세희 기자
  • 2024-02-13 11: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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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멸종된 공룡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공룡의 화석을 바탕으로 로봇을 제작해 실제 공룡이 어떤 모습이었고, 어떻게 움직였는지 가늠하는 연구가 진행돼 주목돼요. 이런 연구 분야를 ‘로봇 고생물학’이라고 해요. 이미 멸종한 생물들의 화석을 연구하는 생물학 분야에 첨단 로봇 기술을 결합해 과거 생물들의 실제 모습을 파악하는 방법이지요.


로봇 고생물학을 통해 공룡처럼 더 이상 살펴볼 수 없는 동물의 비밀을 파헤치는 것은 물론 새로운 로봇을 개발하는 토대로 삼기도 해 눈길을 끈답니다.



신비로운 공룡의 비밀 풀어볼까?


카우딥테릭스를 모방한 공룡 로봇 로봅테릭스의 모습. 앞에는 메뚜기가 있다. 뉴아틀라스 홈페이지 캡처


로봅테릭스가 날갯짓을 하고 있다


“초기 깃털 공룡들은 비행을 위해 날개를 쓰기보단 곤충 같은 작은 동물을 사냥하기 위해 날개를 썼을 것이다.”


피오르트 야브원스키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등 국내 공동 연구진은 최근 이런 사실을 담은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했어요. 공룡 가운데 깃털이 있는 날개를 가지고 있지만 날지 못하는 공룡들도 많은데, 이들 공룡이 어떤 방식으로 날개를 사용했는지를 로봇 실험을 통해 밝혀낸 것이에요.


실험을 위해 제작한 로봇은 ‘로봅테릭스(Robopteryx)’라는 이름의 공룡 로봇. 이 로봇은 약 1억2400만 년 전 살았던 공룡 ‘카우딥테릭스’의 해부학(생물체의 내부 구조) 구조를 모방했어요. 카우딥테릭스는 날개를 가지고 있었지만, 실제로 날지는 못했을 것으로 추정되지요. 연구진은 이 공룡과 닮은 1m 높이의 공룡 로봇을 제작하고, 카우딥테릭스처럼 앞발과 꼬리에 깃털을 달았어요.


이후 과거 카우딥테릭스가 앞날개를 어떻게 활용했는지를 살피기 위한 실험에 돌입했어요. 로봇 공룡을 풀밭에 두고 메뚜기 여러 마리 앞에서 날개를 움직이도록 한 것. 그 결과 메뚜기는 로봅테릭스가 날개를 펼치며 접근했을 때 크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풀밭의 메뚜기 중 93%가 날개가 펄럭일 때 뛰어오르며 도망쳤지요. 반면 날갯짓을 하지 않았을 땐 메뚜기 중 47%만이 움직였습니다.


연구진은 “카우딥테릭스와 같은 공룡들은 날개를 이용해 비행하지는 못했지만, 날개를 사냥하는 데 효과적으로 사용했을 수도 있다”고 추정했어요. 또 이는 일부 공룡들이 사냥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깃털과 날개를 진화시켰을 수도 있었음을 시사해요. 이처럼 그간의 공룡 연구에서 밝혀내지 못했던 공룡과 관련된 비밀들을 공룡의 모습을 본뜬 로봇을 통해 그 실마리를 찾고 있어요.




멸종한 고대 생물이 로봇으로…


플레로시스티티드를 모방한 로봇


플레로시스티티드의 화석


고생대(약 5억7000만 년 전부터 2억4000만 년 전)에 살았던 고대 생물 ‘플레로시스티티드(pleurocystitid)’를 꼭 빼닮은 로봇이 등장하기도 했어요. 미국 카네기멜론대 공과대학 등 국제 공동 연구진은 현재는 화석으로만 전해지는 해양 생물인 플레로시스티티드를 모방해 소프트 로봇을 제작했어요. 소프트 로봇은 딱딱한 금속이 아닌 유연한 소재로 만든 로봇으로 변형이 쉽고 움직임이 부드러워요.


플레로시스티티드는 초기 고생대에 살다가 멸종한 극피동물(가시 있는 껍질을 가진 동물)인데, 근육 줄기로 불리는 부속 기관을 통해 몸을 움직여요. 연구진은 이 플레로시스티티드의 화석을 토대로 로봇을 설계하고 입체(3D) 프린터와 고분자 물질을 통해 로봇의 근육 줄기를 만들었어요. 이렇게 만들어진 로봇을 바탕으로 플레로시스티티드가 존재했을 당시의 움직임을 살폈지요.


연구 결과 고생대의 극피동물은 근육질로 이뤄진 기관을 움직이며 해저(바다의 바닥)에서 앞으로 이동하는 힘을 얻고, 특히 넓게 쓸어내는 움직임을 통해 효과적으로 이동할 수 있음을 밝혀냈어요. 연구진은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로봇 시스템을 개발한다는 구상이에요. 몸을 움직이는 데 근육질 관족(극피동물에 붙은 발)을 이용한 최초의 극피동물인 플레로시스티티드처럼 해저에서 자유로이 움직일 수 있는 로봇을 탄생시킨다는 것.


연구진은 “고대 생물들의 진화 원리와 움직임을 이해하면 새로운 로봇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과거에 존재했던 생물들을 통해 우리는 의외로 매우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밝혔어요.

▶어린이동아 권세희 기자 ksh0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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