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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언제까지 소방관들의 가슴 아픈 희생에만 기대야 하는가
  • 김재성 기자, 남동연 기자
  • 2024-02-06 13: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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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경북 문경시의 육가공업체에서 화재가 발생해 구조대원 2명이 고립돼 순직했다. 문경=뉴시스


경북 문경소방서에 마련된 김수광 소방장과 박수훈 소방교의 분향소에서 지난 2일 소방관들이 추모하고 있다



[1] 화재 현장에서 위기에 처한 사람의 목숨을 구하던 젊은 소방관 2명이 무너져 내린 건물에 고립돼 순직(직무를 다하다 목숨을 잃음)했어요. 경북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구조 전문 소방관인 김수광 소방장(27)과 박수훈 소방교(35)는 지난달 31일 문경시 육가공품 제조공장 화재 현장에 출동해 “안에 사람이 있다”는 말에 불이 일어난 지점인 공장 3층으로 뛰어들었다가 갑자기 거세진 불길에 3층 바닥이 통째 내려앉으면서 빠져나오지 못했어요. 끝까지 임무를 다하다 세상을 떠난 두 소방관에게 1계급 특별 진급과 함께 옥조근정훈장(공무원으로서 공적이 뚜렷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훈장)이 주어졌고, 빈소와 분향소에는 시민들과 동료 소방관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어요.



[2] 불이 난 공장은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져 피해가 컸어요. 얇은 철판 속에 스티로폼을 채워 넣은 샌드위치 패널은 싸고 시공(공사를 시행함)이 쉽지만 불이 쉽게 번지고 붕괴 위험도 커요. 최근 5년간 전국 샌드위치 패널 건물에서 일반 건물의 2배인 1만6000건의 화재가 발생해 1000명 넘는 사람이 목숨을 잃거나 다쳤어요. 국토교통부의 2022년 건설현장 불시점검에서는 건물에 사용된 샌드위치 패널의 10%가 불량 판정을 받았지요. 이런 불쏘시개 건물을 지어놓고 불나면 사명감(주어진 임무를 잘 수행하려는 마음가짐)으로 뛰어들라 해선 안 돼요. 하나하나 빠짐없이 전부 조사해 불법 자재 사용 여부를 확인해야 해요.



[3] 이번에 순직한 소방관들은 불이 난 공장에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듣고 뛰어들었지만 모두 대피하고 남아 있는 사람은 없었어요. 공장 직원들의 상황 설명이 엇갈리는 상황이어서 뛰어들 수밖에 없었다고는 하나 빈 건물에 들어가 희생을 당했으니 안타까운 일이지요. 일반적으로 불을 끄기보다는 사람을 찾는 과정에서 소방관들이 순직하는 경우가 많아요. 구조 전문 소방관들은 평소에도 사람과 불이 난 지점을 알아내기 위한 열화상카메라나 무전기 등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현장에 뛰어들고 있어요. 소방관의 생명을 지켜주는 필수 장비를 개별 지급하고, 현장 지휘관의 역량과 소방대원 자신의 안전을 담보하는 훈련을 강화해야 해요.



[4] 한 해 평균 5명의 소방관이 순직하고 400명 넘게 부상을 입어요. 하지만 16년째 그대로에 민간(정부에 속하지 않음) 수준의 절반도 안 되는 간병료(다친 사람의 곁에서 돌보고 시중을 들어주는 대가로 주는 돈)로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요. 동료를 잃은 슬픔과 미안함에 심리적 장애를 호소하는 소방관들도 많아요. 여당(정권을 잡고 있는 정당)인 국민의힘은 각종 수당 인상과 근무 환경 개선을 약속했어요. 소방대원이 순직할 때마다 비슷한 대책들이 나왔지만 진압과 구조의 현장은 나아진 게 없어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헌신했던 제복의 영웅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에요.


동아일보 2월 3일 자 사설 정리




▶어린이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남동연 기자 nam011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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