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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몇초만 기다렸다 건너세요” 빨간 숫자 보행 신호등
  • 김재성 기자, 남동연 기자
  • 2024-01-30 15: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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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서울 중구 서울시청 인근 횡단보도에 설치된 적색 잔여시간 표시 신호등의 빨간불에 남은 시간이 보인다. 뉴시스


횡단보도 바닥신호등이 초록색으로 변하자 보행자들이 길을 건너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1] 횡단보도 녹색불이 켜질 때 몇 초가 남았는지 알려주는 신호등은 한 ‘딸바보’ 아빠의 교통사고에서 시작됐어요. 1998년의 일이지요. 아버지와 여섯 살 딸이 횡단보도에서 녹색등이 깜박이는 걸 보고 함께 뛰어 건너는데 갑자기 빨간불로 바뀌었어요. 그 순간 승용차가 횡단보도로 달려들어 딸을 치었어요. 심하게 다친 딸에게 전자부품 회사에 다니던 아버지는 약속했어요. 보행 가능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숫자로 표시해 주는 신호등을 만들겠다고. 그 후 6년 뒤 경찰청은 그가 만든 신호등을 도입했어요. 그의 딸이 다니던 초등학교 앞에 맨 먼저 설치됐지요.



[2] 올 들어 서울 도심 횡단보도에는 빨간불의 잔여(남아 있음) 시간이 표시되는 신호등이 등장했어요. 녹색불 잔여 시간 표시가 건널 사람은 서두르고 아니면 다음 신호에 건너라는 메시지를 준다면 빨간불 시간 표시는 몇 초 뒤면 건널 수 있으니 조금만 기다리라고 보행자들을 다독여요. 빨간 숫자로 표시되는 잔여 시간은 99초부터 시작해 6초까지 줄어들어요. 마지막 5초는 표시되지 않아요. 보행자들이 1, 2초를 남겨 두고 예측 출발을 하면 미처 횡단보도를 벗어나지 못한 차량에 치일 수 있기 때문.



[3] 서울시가 올해 350곳에 설치 예정인 이 신호등이 전국 최초로 시행된 곳은 경기 의정부시예요. 도입 6개월 만인 지난해 초 효과 조사를 해보니 보행자 교통사고가 3분의 1로 줄었어요. 시민들도 10명 중 9명이 환영했지요. “무단횡단을 자제하게 된다” “아이들 인내심 교육에 유용하다”는 반응이 많았어요. 민간에서도 이런 시도가 ( ) 시작됐어요. 티맵이나 카카오내비 같은 자동차 내비게이션 앱은 서울 일부 지역을 지날 때 전방 300m 앞에서부터 신호등의 색상과 잔여 시간을 표시해 주어요.



[4] 횡단보도 빨간불이 얼마나 남았는지 카운트다운 해주는 기능은 성격이 ( ) 한국인에게 특화된 서비스 같지만 꼭 그렇진 않아요. 미국, 독일, 일본에도 최근 도입되고 있어요. 사람들에게 갈수록 시간이 귀해지는 공통적 시대상(한 시대의 사회 현상의 모양이나 상태)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지요. 버스정류장이나 지하철역 전광판에는 분 단위로 특정된 도착 시간이 뜨고, TV나 유튜브 영상에 광고가 나올 때도 몇 초를 더 봐야 하는지가 화면에 표시돼요. 잔여 시간 알림 기능이 여러 영역으로 확산되는 건 이용자들이 몇 분, 몇 초의 시간 동안 택할 수 있는 대안이 많다는 뜻이기도 해요.



[5] 횡단보도 앞에서 20∼30초짜리 쇼츠 영상을 보는 보행자라면 적색등 잔여 시간 표시 장치가 특히 유용할 수 있어요. 녹색불로 바뀔 때까지 남은 시간을 알아야 보던 영상을 잠시 멈출지, 아니면 마저 다 볼지를 판단할 수 있지요. 요즘엔 횡단보도 보행자 대기선에 LED등이 켜지는 바닥신호등이 설치되고 있는데 이 역시 스마트폰을 보느라 교통신호에 ( ) ‘스몸비(스마트폰 좀비)들’이 늘어나는 세태(사람들의 일상생활에서 보이는 세상의 상태)를 보여줘요.



동아일보 1월 27일 자 신광영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남동연 기자 nam011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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