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뉴스
  • [눈높이 사설] “한국 젊은 남성 70만∼80만, 한국 여성과 결혼 힘들 것”
  • 전선규 기자
  • 2024-01-14 13:04:00
  • 인쇄프린트
  • 글자 크기 키우기
  • 글자 크기 줄이기
  • 공유하기 공유하기
  • URL복사

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미국 텍사스A&M대 더들리 포스턴 교수는 최근 발표한 논문을 통해 1980∼2010년 한국에서 태어난 남성 중 70만∼80만 명이 한국인 여성과 결혼하기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1] 요즘 출산(아이를 낳음)을 앞둔 부부들 사이에선 아기 성별 공개 파티가 유행이에요. 성별 관련 힌트를 풍선이나 케이크 안에 넣어두고 가족, 친구들을 불러 맞혀 보게 하는 이벤트이지요. 참석자들이 풍선을 터뜨려 분홍색 꽃가루가 나오면 딸, 자른 케이크의 단면이 파란색이면 아들을 뜻해요. 미국, 유럽에서 보편화된 ‘젠더 리빌 파티(성별 공개 파티)’가 수입된 것인데 종주국(처음 시작한 나라)의 방식은 조금 달라요. 예비 부모들이 산부인과에서 받은 성별 확인서를 열어보지 않고 있다가 친지들과 파티를 열어 깜짝 개봉하지요. 우리나라에도 이런 문화가 확산되는 건 아기 한 명 한 명이 귀해져 성별에 상관없이 출산을 축하해 주는 세태(사람들의 일상 등에서 보이는 세상의 형편)가 반영된 것이에요.


[2] 우리나라는 *성비(남성과 여성의 비율) 불균형(한 편으로 치우쳐 고르지 않음) 국가란 오명(더러워진 이름이나 명예)을 벗은 지 얼마 되지 않았어요. 여자 아이 100명당 남자 아이 105∼107명이 태어나는 게 생물학적 정상 범주인데 이 수치가 1985년에는 110, 1990년대에는 116까지 치솟았어요. 2000년대 들어 110으로 떨어졌다가 2010년쯤 정상으로 돌아왔지요. 30년간 이어진 ‘남초(남자가 여자보다 많은 상태) 출산’이 어떤 ㉠부메랑으로 돌아올지 연구한 논문이 8일 학술저널 ‘컨버세이션’에 실렸어요. 저자인 미국 텍사스A&M대 더들리 포스턴 교수는 1980∼2010년 한국에서 태어난 남성 중 70만∼80만 명은 한국인 여성과 결혼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어요.


[3] 여성 한 명이 평균 6명을 낳던 1960년대에는 남자 아이 선호가 더 뚜렷했음에도 성비가 균형을 유지했어요. 문제는 1980년대 들어 출산율이 가파르게 떨어지는데 남자 아이 선호가 교정(틀어지거나 잘못된 것을 바로잡음)되는 속도는 이보다 더뎠던 데 있어요. 1, 2명만 낳을 거라면 아들은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 상당 기간 지속됐지요. 산아(아이를 낳음) 제한 정책을 폈던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들도 이런 이유로 결혼 적령기(어떤 일을 하기에 알맞은 나이가 된 때) 남초 현상이 심각해요. 중국은 남성이 여성보다 3400만 명이 많고, 인도에선 3700만 명이 많아요.


[4] 넘치는 독신남(배우자 없이 혼자 사는 남자)은 사회적 시한폭탄(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폭발하도록 만든 폭탄)이 될 수 있어요. 학계에선 치안(사회의 안녕과 질서)이 불안해질 수 있다고 봐요.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 결과 중국에서 남자 성비가 1% 오르면 폭력·절도 범죄가 7%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같은 1인 가구여도 남성은 여성에 비해 노후(늙어진 뒤)가 불안정한 경우가 많아 복지 부담을 가중(부담 등을 더욱 무겁게 함)시킬 가능성이 있어요. 지방일수록 남초가 심하다 보니 남성들이 연애·결혼 기회를 찾아 수도권으로 몰리면 지방 소멸(사라져 없어짐)을 가속화(진행이 점점 더 빨라짐)할 수도 있지요.


[5] 중국에선 원치 않게 독신으로 남겨진 남성들을 가리켜 ‘수동적(스스로 움직이지 않고 다른 것의 작용으로 움직이는) 독신’이라고 칭해요. 이들 간에 신부 모시기 경쟁이 격해지면서 신랑이 신부에게 주는 지참금(결혼할 때 가지고 가는 돈)이 15년 새 100배나 뛰었어요. 요즘은 3000만∼4000만 원이 보통이라고 해요. 아들 쪽 부모들의 물량공세(의도한 바를 이루기 위해 많은 물량이나 돈을 쓰는 일)로 ‘결혼 군비 경쟁’이란 말까지 생겼어요. 저출산 늪에 빠진 우리나라에서도 2030세대의 남초는 남성들이 결혼에 기권(스스로 포기함)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어요.



동아일보 1월 11일 자 신광영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전선규 기자 3q21@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권지단
한미약품
  • 댓글쓰기
  • 로그인
    • 어동1
    • 어동2
    • 어동3
    • 어동4
    • 어솜1
    • 어솜2
    • 어솜3

※ 상업적인 댓글 및 도배성 댓글, 욕설이나 비방하는 댓글을 올릴 경우 임의 삭제 조치됩니다.

더보기

NIE 예시 답안
시사원정대
  • 단행본 배너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