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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물가 도둑 잡아라”… 뒤늦은 ‘슈링크플레이션’ 단속
  • 김재성 기자, 남동연 기자
  • 2023-12-19 13: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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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슈링크플레이션 대응 관련 부처 간담회가 열렸다. 뉴시스


[1] 
‘모든 데이터가 물가 인상은 없다고 보여주는데 왜 모든 사람이 생활비 부담에 점점 짓눌린다고 느낄까.’ 영국 경제학자 피파 맘그렌이 2009년 자신의 책 ‘시그널’에서 내놓은 의문이에요. 그는 기업들이 제품의 가격은 그대로 놔둔 채 상품의 양이나 부피를 줄이는 현상에서 답을 찾아요. 이를 설명하면서 ‘줄어들다’라는 뜻의 ‘슈링크(shrink)’와 ‘물가가 오르는 현상’인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친 *‘슈링크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었어요. 이 단어는 지난해 9월 미국의 사전 출판사인 메리엄 웹스터 사전에 공식적으로 실렸어요.


[2]소비자가 쉽게 눈치채지 못하는 슈링크플레이션으로 사실상 가격을 올린 기업들은 1950년대 이후 계속 존재했다는 게 학자들의 분석이에요. 이 교묘한 꼼수 인상이 사회, 경제적 문제로 불거진 것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예요.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현상으로 치솟는 물가에 대한 원망하는 소리가 높아지자 업체들이 너도나도 슈링크플레이션에 나선 것. ‘인색하게 군다’라는 뜻의 영어 단어 ‘스킴프(skimp)’와 인플레이션을 합친 ‘스킴플레이션(물가는 오르는데 상품의 양이나 서비스의 질이 눈에 띄게 떨어지는 현상)’ 등도 언급되는​​ 횟수가 늘었어요.​


[3] 초콜릿칩 아이스크림에 검은 점(초콜릿)은 보이지 않고, 베이글은 중간에 구멍이 더 커지고, 오레오 쿠키 속 크림 두께는 얇아지고…. 해외 소셜미디어에는 슈링크플레이션 제품을 찾아 변화 전후를 비교하는 콘텐츠들이 경쟁적으로 쏟아지고 있어요. 용량 수치를 일일이 확인하지 않아도 확연히 차이를 느낄 정도로 쪼그라든 제품들도 있고요. 그렇게 줄어든 비율이 최대 25%에 이른다고. 용기 크기를 줄인 회사가 “끝까지 다 먹기 어렵다는 소비자 불만을 반영한 것”이라거나 “손에 잡기 쉽도록 홀쭉하게 만든 것”이라는 식으로 내놓은 해명엔 쓴웃음만 나올 뿐이에요.​


[4] 정부는 13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슈링크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대책들을 내놨어요. 식품과 생활용품의 용량, 규격, 성분 등을 변경할 경우 이를 포장에 표시하거나 판매 장소에서 알리도록 의무화했어요. 이를 어기는 기업은 3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각오해야 해요. 이제라도 대응책이 나온 것은 다행이지만 이미 용량과 부피를 줄여버린 제품들이 슬그머니 빠져나가는 것까지는 막지 못하는 조치예요. 한국소비자원의 최근 조사 결과 슈링크플레이션이 확인된 제품은 아몬드와 소시지, 핫도그, 만두 등 37개에 달해요.​


[5] 재료값과 에너지 등의 비용 인상을 반영한 가격 조정이 기업으로선 피할 수 없는 일일 수 있어요. 그렇더라도 이를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는 것은 신뢰를 갉아먹는, 속이는 행위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지요. 외국 기업 중에는 이렇게 줄여놓은 제품을 묶음 판매하면서 오히려 ‘대박 할인’이라는 식으로 홍보하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투명하고 정직한 가격 정책을 펴지 않으면 결국 시장의 외면(마주치기를 꺼리어 피함)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점을 이제라도 확실하게 알아야 할 거예요.​



동아일보 12월 15일 자 이정은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남동연 기자 nam011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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