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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제주 20대 소방관의 희생이 오늘 우리에게 묻는 것은...
  • 김재성 기자
  • 2023-12-07 13: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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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5일 제주 제주시 한라체육관에서 진행된 고 임성철 소방장의 영결식 모습. 동아일보 자료사진


[1] 제주도의 창고 화재 현장에서 불을 끄던 20대 구급대원이 순직(직무를 다하다가 목숨을 잃음)했어요. *임성철 소방장(29)은 창고 인근 주택에 있던 80대 노부부를 구한 뒤 불을 끄려고 창고에 들어갔다가 무너지는 콘크리트 더미를 피하지 못했어요. 구급대원임에도 위험을 무릅쓰고 다른 화재 진압요원들과 함께 불길 속으로 뛰어 들어갔다가 당한 참변(뜻밖에 당하는 끔찍하고 비참한 사고)이에요.


[2] 올해 5년 차인 임 소방장은 대학교 응급구조학과에 들어갈 때부터 소방공무원의 꿈을 키워온 청년이었어요. 초중고 학생들에게 심폐소생술을 가르치는 봉사활동 동아리에도 열심이었다고 해요. 소방 실습을 마친 뒤 쓴 언론 기고문(신문이나 잡지 등에 싣기 위해 보낸 글)에서는 “소방대원분들이 너무나 자랑스러웠고 존경스러웠다”고 벅찬 자부심을 표현하기도 했어요. “구조, 구급대원분들이 단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만 있다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 한다는 걸 알게 됐다”며 당찬 각오를 다졌지요. 동료들은 그를 “사고 현장에서 늘 남보다 앞서서 적극적으로 활동해온 친구”로 기억해요.


[3] 임 소방장은 오전 1시경 신고가 접수된 지 9분 만에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했고 인명 대피 업무를 끝낸 뒤에는 소방 장비를 갖추고 화재 진화(불이 난 것을 끔)에 나섰어요. 추가 지원할 인력과 시간이 모두 부족한 도심 외곽의 경우 구급대원도 화재 진압에 투입된다지만, 상대적으로 숙련도(어떤 일에 능숙한 정도)가 떨어지는 위험한 일에 부담이 없을 리 없어요.  두려움 없이 화마(‘화재’를 마귀에 비유하여 이르는 말)와 맞섰지요.


[4] 임 소방장처럼 화재뿐 아니라 각종 사고와 재난 현장에서 우리를 대신해 사투(죽을힘을 다해 싸움)를 벌이는 게 소방공무원들이에요. 지난해 업무 도중 전신(몸 전체) 화상 등의 부상을 입거나 사망한 소방공무원은 400명이 넘어요. 올해 3월에도 전북 김제시 화재 현장에 70대 노인을 구하러 들어갔던 30세 성공일 소방교가 순직했어요. “고생했고 고생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임 소방장을 향해 동료들은 묵묵히 추모사(추모의 뜻을 표하는 말이나 글)를 전하고 있어요.


[5] 꽃다운 20대 청년의 숭고한 희생이 연말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묵직해요. 협소한 업무 범위를 따져가며 책임을 피하지만은 않았는지, 말만 앞세울 뿐 마땅히 해야 할 본분조차 소홀히 하지 않았는지 돌아보게 만들어요. 국민의 생명과 안전 수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제복 근무자들의 조용한 헌신을 소홀히 여긴 부분은 없는지도 묻게 만들어요. 이런 자각(스스로 깨달음)과 각성(깨어 정신을 차림)이 한때의 부끄러움으로 끝나서는 안 될 것이에요. 소중한 가치를 일깨워준 아름다운 청년의 명복(죽은 뒤에 받는 복)을 빌어요.


동아일보 12월 4일 자 사설 정리





▶어린이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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