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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디지털시대 다시 수개표 검토한는 선관위… 불신의 비용
  • 전선규 기자
  • 2023-11-19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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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지난 13일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제22회 국회의원 선거 대비 모의 개표 실습 모습. 뉴시스


서울시선관위 직원들이 개표를 연습하고 있다


[1] 중앙선거관리위원회(아래 중앙선관위)가 내년 총선(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선거) 때부터 투표용지 개표(투표함을 열어 투표 결과를 알아보는 일) 때 눈으로 확인하고 손으로 세는 수(手·손 수)작업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에요. 현재는 전체 투표용지를 분류기로 돌려서 같은 후보, 같은 정당을 찍은 것끼리 한 덩어리로 묶고, 그 묶음이 몇 표인지를 계수기(물건을 측정할 때 쓰는 도구)로 세요. 기계를 써서 전산처리하는 두 가지 작업 중간 단계에 분류 오류는 없는지, 날인된(도장이 찍힌) 투표용지가 맞는지 눈으로 손으로 전부 확인하겠다는 것. 사전투표 용지에 QR코드 대신 바코드를 쓰고, 해킹 방지를 위해 인가된(인정되어 허락 받은) 보안 USB만을 쓰는 방안도 함께 준비되고 있어요.


[2] 이번 검토는 국민의힘 요구에 따른 것. 2020년 총선 때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 후보들이 당일 투표에선 앞섰다가 나중에 사전투표가 개표되면서 승패가 뒤집어진 사례가 나오자 보수층 일각에서 투·개표 조작 의혹을 제기했어요. 당시 11개 지역구에서 경쟁 후보끼리 사전투표의 관내·관외 득표 비율이 유사한 현상이 있긴 했지만 수사와 소송을 통해 조직적인 개표 부정(옳지 못함)이 확인된 것은 없어요. 다만 인쇄 오류 등 투표용지의 제작과 사후(일이 끝난 뒤) 보관에서 일부 잘못이 드러난 건 사실. 중앙선관위가 이듬해 이른바 ‘소쿠리 투표’ 소동을 겪으면서 ㉠불신(어떤 대상을 믿지 않음)을 자초(좋지 못한 결과를 자기 스스로 생기게 함)한 측면도 있어요.


[3] 기계·전산 개표에 수작업을 추가하는 것은 자동화라는 흐름을 거스르는 것이에요. 인력(사람의 노동력)도 더 필요하고, 개표 시간도 늘어나면서 선거 당일 늦은 밤까지 결과를 기다려야 하지요. 선관위와 우리 사회가 쌓은 불신의 비용을 치르는 셈. 국회 입법(법을 제정함)이 필요하진 않지만 민주당은 “선거 신뢰성을 훼손한다”며 반대하고 있어요.


[4] 주요국 가운데 독일과 대만 등이 수작업으로 개표하고, 미국과 일본 등에선 기계 검표(투표용지에 표기가 제대로 되었는지 살핌)가 원칙이에요. 사회 통합과 의혹 차단이라는 더 큰 대의(마땅히 행하거나 지켜야 할 큰 도리)를 위해 ‘부분 수개표’라는 역진(거꾸로 나아감)을 검토할 수는 있어요. 불신의 비용을 치르는 것이지만 신뢰 회복을 위한 투자로 생각할 수도 있지요. 다만 몇 년째 부정선거 논란이 이어지면서 옛 방식인 수개표까지 다시 채택해야 하는 상황이 개운치는 않아요. 과도하게 의혹을 부추긴 쪽은 자제하고 논란의 빌미(좋지 않은 일이 생기게 되는 동기나 원인)를 제공한 선관위는 신뢰 회복에 차질 없어야 해요. 논란 없는 선거 관리는 곧 사회적 갈등 비용을 줄이는 일이에요.


동아일보 11월 16일 자 사설 정리


▶어린이동아 전선규 기자 3q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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