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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퇴직 공무원 수명, 소방관이 가장 짧다
  • 장진희 기자
  • 2023-10-19 12: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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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높이 사설] 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테러와 화재 발생을 가정하여 열린 ‘재난대비 안전 강남 훈련’에서 소방관들이 인명 구조 시범을 보이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정상적으로 은퇴(사회 활동에서 손을 떼고 한가히 지냄)한 공무원 가운데 평균 사망 연령이 가장 낮은 직군은 소방직입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평균 74.7세. 가장 높은 판검사 직종의 82.4세보다 8년 가까이 먼저 세상을 떠났어요. 매년 연말이면 경제적으로 어려운 화상(뜨거운 물질에 데었을 때 나타나는 피부의 손상) 환자를 지원하기 위해 판매되는 ‘몸짱 소방관’ 달력에서 소방관은 젊음과 활력의 상징처럼 보여요. (    ㉠    ) 수십 년이 흘러 은퇴한 소방관들은 다른 공무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셈이지요.


공무원연금공단 자료를 보면 주요 9개 직군 가운데서도 소방직이 유독 사망 연령이 낮아요. 판검사에 이어 지도직
(81.7세) 교육직(81.6세) 기능직(79.3세) 연구직(79.1세) 경찰(78.8세) 일반직(78.3세) 공안직(78.1세)은 모두 78세 이상입니다. 평균치인 79.7세와는 5년의 차이가 있어요. 이 수치는 공무원연금을 받는 사람 중 사망자의 평균 연령이어서 전체 평균 수명과 꼭 일치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소방관이 더 빨리 세상을 떠난다는 경향성은 분명히 보여줍니다.


소방관의 수명이 짧은 건 수백 도의 뜨거운 열기와 매캐한 연기가 있는 극한(닿을 수 있는 최후의 단계)의 화재 현장과도 관련이 있어요. 목숨을 구하기 위해 건물에 들어갔다가 추락하거나 구조물이 무너져 내릴 위험도 크지요. 소방관들은 “화재 현장에서 불에 데고 부상을 입는 건 다반사”라고 덤덤히 말해요. 눈에 보이지 않는 유독가스(생물에 해를 끼치는 기체)와 해로운 화학물질도 소방관을 괴롭힙니다. 이 같은 유독물질로 호흡기나 피부 관련 질병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이고 장기적으론 암 같은 위험한 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져요. (    ㉡    ) 그 인과관계를 입증해 공상(공무(국가와 관련된 일)로 인하여 입은 상처) 처리를 받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더 심각한 건 정신적 충격이지요. 화재 속에서 한 생명이라도 더 구해야 한다는 압박감은 무엇과도 비할 바가 아니에요. 여기에 자신의 삶도 온전할 수 없다는 두려움, 인명을 구하지 못한 자책감, 동료들의 사고 등으로 인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노출될 확률이 커요. 24시간 주야(밤과 낮) 교대근무로 인한 스트레스도 적지 않습니다. 전문 심리 상담이 필수지만 해당 인력은 소방관 600여 명당 1명꼴로 사실상 방치되는 수준.


밤새 화재 진압을 한 뒤 검게 그을린 얼굴을 닦지도 못하고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소방관의 모습이 인상적인 건 그 안에 그들의 애환(기쁨과 슬픔)
이 모두 녹아 있기 때문이지요. 인력 부족과 열악한 대우 속에서도 하루 평균 100여 건에 달하는 크고 작은 화재 대응은 물론이고 응급환자 이송(옮겨 보냄), 위험에 빠진 시민 구출, 벌집 제거 등 생활 속의 온갖 긴급 민원(주민이 행정기관에 원하는 것을 요구함)을 묵묵히 처리합니다. 그래서 공무원 가운데 국민들로부터 가장 지적을 받지 않는 직군으로 꼽혀요. 이들이 은퇴 후라도 더 오래 편안하게 살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동아일보 10월 14일 자 서정보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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