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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더 심해진 의대 쏠림 인재 편중... 한국 미래 있나
  • 이선행 기자
  • 2023-09-21 11: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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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병원 대기실이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들로 붐비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24학년도 수시모집(대학들의 신입생 선발 방식 중 하나) 결과 주요 10개 대학 의대의 평균 경쟁률이 46 대 1로 지난해보다 오른 것으로 집계되었어요.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인하대 의대 논술전형의 경우 661 대 1. 반면 반도체학과를 비롯한 첨단학과 경쟁률은 주요 7개 대학 평균이 16.5 대 1로 같은 대학의 의학계열을 뺀 나머지 자연계열 학과 경쟁률(19.2 대 1)보다도 낮았어요. 의대가 처럼 인재를 빨아들이면서 기초과학과 첨단 분야 인력 공급 체계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수시모집의 의대 쏠림 현상은 올해도 합격자 발표 후 의대 진학을 위해 대대적인 이탈(어떤 범위에서 떨어져 나오거나 떨어져 나감) 행렬(여럿이 줄지어 감)이 이어질 것임을 알리는 전조(어떤 일이 생길 기미)예요. 지난해 입시에서는 ‘SKY’ 대학(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정시모집(수능을 높은 비중으로 반영하는 신입생 선발 방식) 합격자 10명 중 3명이 등록을 포기했습니다. 연세대와 한양대 반도체 관련 학과는 1차 합격자 전원이 등록을 포기하는 사태가 벌어졌는데, 대부분 의대로 몰려간 것으로 보여요. KAIST를 포함해 국가 지원을 받는 5개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에서 최근 5년간 자퇴(스스로 학교를 그만둠)한 인원은 1105명. 역시 상당수가 의대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해요.


의대 광풍(갑자기 또는 무섭게 일어나는 기세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으로 인한 인재 양성(가르쳐서 유능한 사람을 길러 냄)의 불균형은 국가 경쟁력에 악영향을 줘요. 정부 추산(미루어 셈함)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첨단 분야 인력 수요는 32만 명. 그러나 국내 인재들은 해외 기업들이 빼앗아 가고 뒤를 이을 후배 세대는 첨단 분야에 매력을 못 느끼는 것이 현실입니다. 의대 내에서도 쏠림 현상이 심각해요. 잘 키운 제약사 하나가 국가 성장률 전망치(앞으로 예상되는 수치)를 2배로 끌어올리는 세상이지만 기초연구는 외면한 채 임상(환자의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의학)에만 몰리고, 임상 중에서도 돈 되는 피부과와 성형외과만 찾습니다.


정부는 의대 정원을 늘리면 의대 쏠림 현상이 완화(느슨하게 함)할 것으로 기대하는데 오히려 더 많은 학생들이 몰려갈 가능성도 있어요. 서울 최상위권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해외 대학에서 박사후 과정(박사 과정을 마친 후 전문적 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을 마친 뒤 국내 대기업 반도체 연구원으로 취업하면 세후(세금을 낸 후) 1억 원 이상을 벌기 어렵다고 해요. 의사 평균 연봉(일년 동안 받는 보수의 총액)의 절반도 안 되지요. 의사는 면허가 있지만 이공계는 50대 초반 은퇴하면 더욱 막막합니다. 기초과학과 첨단 분야 인재들에게 알맞은 보상을 하고 연구 인프라(사회에 갖추어진 시설)도 확충(늘리고 넓혀 충실하게 함)해야 해요. 최고의 두뇌들이 몽땅 미용 의학에만 달려드는 나라에 무슨 미래가 있을까요.


동아일보 9월 19일 자 사설 정리





▶어린이동아 이선행 기자 opusno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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