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높이 사설] 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코로나19가 독감과 같은 수준의 4급 법정 감염병이 된 후 코로나 선별 진료소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코로나19가 한창일 때는 코로나로 고생하는 사람은 많아도 독감 유행은 없었어요. 코로나 첫해의 경우 감기 환자는 전년도의 절반으로, 독감 환자는 2%로 뚝 떨어졌지요. 코로나 무서워 마스크 쓰고 손 자주 씻은 결과 예방 효과를 본 것. 독감 백신 업체들이 재고(팔다가 남아서 쌓아 놓은 물건)가 쌓여 경영난(사업을 운영해 나가는 데에 생기는 어려움)을 호소하던 시절이에요. 코로나 유행이 끝나자 이번에는 1년 내내 독감이 떨어지지 않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대개 독감 유행주의보는 늦가을에 발령(경보를 발표함)돼 이듬해 5월이면 해제돼요. 그런데 이례적인 여름 독감으로 지난해 9월 발령된 주의보가 해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질병관리청이 15일부로 새로운 주의보를 내렸어요. 1년 넘게 주의보가 이어진 건 처음. 코로나 거리 두기로 호흡기(호흡 작용을 맡은 기관) 감염이 줄어들자 감염으로 얻는 자연 면역력까지 약해져 계절성 독감이 사계절 독감이 된 거예요. 코로나 3년간 쌓인 ‘면역 빚(immune debt)’이 무서워요.

감기 증세가 오면 이게 코로나인지 독감인지 헷갈립니다. 코로나와 독감의 가장 큰 차이는 발열(열이 남)이에요. 코로나는 열부터 나고 기침 인후통 근육통 구토와 설사가 뒤따르지요. (     ㉠     ) 독감은 기침과 근육통이 몸살처럼 나타나다 열이 나기 시작해요. 요즘 독감에 걸리면 코로나보다 더 아프고 오래간다는 이들이 많아요. A형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가 B형 바이러스에 또 감염되는 경우로 보여요. 올겨울엔 코로나, 독감,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까지 동시에 유행하는 ‘트리플데믹(세 가지 감염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현상)’이 닥칠 수 있다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내다봤지요.

RRSV는 대표적인 감기 바이러스예요. 콧물 발열 기침 인후통 등 증상은 일반 감기와 비슷하지만 하부 호흡기 쪽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영유아나 고령자(나이가 많은 사람)들의 경우 폐렴(폐에 생기는 염증)으로 나빠질 수 있어요. 대개는 대증요법(병의 증상에 대응해 처치하는 치료법)으로 치료하는데 최근 미국에서는 세계 최초로 RSV 백신이 개발돼 식품의약국(FDA)의 사용 승인을 받았어요. 미국 전문가 집단에서는 코로나, 독감, RSV 세 가지 백신을 동시에 맞아도 되는지에 관한 논의가 한창이에요. 국내 전문가들은 RSV의 낮은 치명률(어떤 병에 걸려 죽는 환자의 비율)을 생각하면 아직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지 않은 새로운 백신까지 맞을 필요는 없다고 보아요.

트리플데믹이 닥쳐도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에요. 독감은 백신이 있고 치료제인 타미플루도 1000만 명분 넘게 비축 (미리 갖추어 모아 두거나 저축함)돼 있습니다. 코로나 위험도는 이미 독감 수준으로 낮아졌어요. 코로나 이전 11년간 발생한 독감 환자 수는 한 해 21만∼303만 명으로 변동이 커요. 전체 환자의 65%는 20세 미만이지만 사망자의 80%는 60세 이상이지요. 나이 들면 면역력도 늙기 때문이에요. 고령자들은 독감과 코로나 백신을 꼭 맞는 것이 좋습니다. 두 백신은 동시에 맞아도 된다는 것이 국내외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에요.


동아일보 9월 15일 자 이진영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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