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뉴스
  • [눈높이 사설] “세계적 망신”… 심폐소생술도 할 수 없는 한국형 구급차
  • 이선행 기자
  • 2023-08-03 14:25:00
  • 인쇄프린트
  • 글자 크기 키우기
  • 글자 크기 줄이기
  • 공유하기 공유하기
  • URL복사

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 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소형 구급차를 사용한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중형 구급차의 모습



12인승 승합차를 개조(고쳐 만들거나 바꿈)한 국내 119구급차가 너무 비좁아 적절한 응급조치를 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소방 구급대원들로부터 나와요. 중증외상(큰 충격으로 몸의 여러 곳을 동시에 다침), 심정지(심장이 멈춤) 등 위급한 환자를 병원으로 옮기려면 구급차 내에서 심폐소생(심장과 폐의 활동이 갑자기 멈추었을 때 실시하는 응급처치), 기도(숨이 드나드는 기관) 확보 등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의 구급차에선 충분한 공간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 환자를 살리는 공간인 구급차에서 오히려 환자가 위험에 빠지는 일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에요.


현재 국내 119구급차 1811대 가운데 1737대(95.9%)는 12인승 기반(기초가 되는 바탕)의 ㉠소형. 15인승 기반의 ㉡중형 구급차는 74대밖에 안 됩니다. 12인승은 앞뒤 길이가 짧아 구급차의 핵심인 환자 머리맡(누웠을 때의 머리 부근) 공간이 나오지 않아요. 기도 확보를 위한 튜브 삽관(관을 삽입함)은 원래 환자의 머리 위에서, 목 안쪽까지 보며 해야 하는데 지금은 옆에서 비스듬히 할 수밖에 없지요. 이송(다른 데로 옮겨 보냄) 도중 심정지가 오면 들것(환자나 물건을 실어 나르는 기구)을 통째로 차 밖으로 빼내 심폐소생술을 해야 해요. 또 중증외상 환자는 구급대원 3, 4명이 동시에 보살펴야 하는데, 동선(움직이는 방향)이 겹칠 위험이 높아 신속한 처치가 어렵다고 합니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선 14∼15인승을 주로 써요. 널찍한 공간에 충분한 장비를 싣고 여러 명이 환자를 돌볼 수 있지요. 소형과 중형 구급차를 모두 타 본 국내 소방대원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움직임이 자유로운 중형이 좋다는 응답률이 81%로 더 높았어요. 하지만 중형 구급차 추가 도입은 ㉢지지부진. 오죽하면 1993년 첫 한국형 구급차를 만드는 등 평생 응급체계 발전에 기여했던 인요한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장이 “머리맡 공간이 없는 구급차를 쓰는 건 선진국 중 우리나라뿐”이라며 “세계적 망신”이라고 한탄(한숨을 쉼)했을까요.


119구급차에 타도 응급실을 구하지 못해 1시간 이상 길 위를 떠도는 ‘응급실 뺑뺑이’가 심각한 문제예요. 그런데 119구급차 안에서조차 응급조치가 쉽지 않다면 생사(삶과 죽음)가 경각(눈 깜빡할 사이의 아주 짧은 시간)에 달린 환자들을 어떻게 살리겠다는 건지 우려스럽습니다. 지난해 119구급대가 실어 나른 중증외상 환자만 1만3500여 명. 구급대원들이 이 많은 환자들을 제대로 돌보도록 하는 건 사회의 몫이에요. 좁은 골목길을 누빌 수 있고 필수 공간도 확보된 한국형 구급차를 정부와 자동차 회사가 협력해 서둘러 만들어야 합니다.


동아일보 7월 31일 자 사설 정리​





▶어린이동아 이선행 기자 opusno1@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권지단
한미약품
  • 댓글쓰기
  • 로그인
    • 어동1
    • 어동2
    • 어동3
    • 어동4
    • 어솜1
    • 어솜2
    • 어솜3

※ 상업적인 댓글 및 도배성 댓글, 욕설이나 비방하는 댓글을 올릴 경우 임의 삭제 조치됩니다.

더보기

NIE 예시 답안
시사원정대
  • 단행본 배너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