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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다른 역사 품은 동전들… 동전 하나가 ‘억’ 소리 나네!
  • 권세희 기자
  • 2023-04-12 14: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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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암살 기념 금화의 모습. CNN홈페이지 캡처


‘동전 하나가 46억 원?’


최근 미국 뉴욕시가 그리스로 반환한 동전의 실제 가격이에요. 이 동전은 경매에서 약 46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가격에 팔렸어요.


동전은 율리우스 카이사르(기원전 100~44)의 암살을 기념해 제작된 금화(금으로 만든 돈). 카이사르는 고대 로마의 장군과 정치인으로 알려진 인물로 마르쿠스 유니우스 브루투스의 암살로 목숨을 잃었어요.


독특한 역사가 녹아 있어 비싼 가격에 팔린 이 금화처럼 흥미로운 이야기를 가진 주화(쇠붙이를 녹여 만든 화폐)들이 많아요. 오래된 동전들에 숨은 역사를 들여다볼까요? 



사실적으로 담긴 ‘왕’의 얼굴


헨리 3세의 주화 앞면(오른쪽)과 뒷면의 모습. 뒷면에는 십자가와 꽃이 담겨 있다


잉글랜드 왕이었던 헨리 3세(1207∼1272)의 모습을 새긴 금화에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요?


이 동전은 지난해 영국에서 우리 돈으로 8억 원이 넘는 가격에 팔렸는데, 동전 하나가 이렇게 비싼 가격에 팔린 건 희소성(흔하지 않은 성질)과 역사성 때문.


미국 CNN에 따르면 이 동전은 1257년 헨리 3세의 통치 당시 처음으로 주조(녹인 쇠붙이 거푸집에 부어 물건을 만듦)된 주화 가운데 하나였어요. 헨리 3세는 개인적으로 모은 보물을 사용해 이 금화를 만들었어요. 당시 약 5만2000개가 만들어졌지만, 헨리 3세가 숨을 거둔 뒤 유통(화폐 등이 세상에서 널리 쓰임)이 중단됐다고. 이후 대부분을 다시 녹여 다른 용도로 사용하면서 자취를 감췄죠. 실물로 발견된 동전은 딱 8개 뿐. 세상에 딱 8개 남은 동전이니 높은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죠. 나머지 금화들은 대부분 영국 대영박물관 등 박물관에서 보관하고 있어요.


화려한 왕좌에 앉은 왕의 모습을 담은 이 금화는 헨리 3세의 얼굴을 사실적으로 담았다는 평가도 받아요. 헨리 3세가 왕의 권력을 상징하는 구슬 등을 든 모습이 생생하고, 뒷면에는 긴 십자가와 꽃들로 화려하게 꾸며졌습니다.



새 시대 시작한 국가의 포부


실버 센터 센트의 모습. abc뉴스 홈페이지 캡처


‘실버 센터 센트’라는 이름을 가진 이 주화는 과거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열린 경매에서 5억 원에 낙찰된 동전. 미국이 영국의 식민지(정치적·경제적으로 다른 나라에 지배 아래 놓여 국가로서의 주권을 상실한 나라)로부터 독립해 1776년 독립을 선언한 뒤 화폐를 만들기 시작했던 1792년 제작됐어요. 미국이 영국의 지배에서 벗어난 뒤 새 국가로 자리 잡으려 했던 열망이 주화에 깃들어있다는 평가를 받아요.


미국 헤리티지 옥션의 토드 임호프는 “현재 미국의 동전에는 ‘우리는 신을 믿는다(In God We Trust)’라는 문구가 들어가 있지만 이 동전에는 ‘과학과 산업의 자유로운 부모(Liberty Parent of Science & Industry)’라고 새겨져 있다”고 설명했어요. 동전에 새겨진 이 문구를 통해 당시 미국인들이 산업과 과학을 바탕으로 국가의 힘을 기르려 했고, ‘자유’가 미국이라는 나라를 통합해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었음을 엿볼 수 있어요.



불운의 금화 ‘더블 이글’


더블 이글 금화를 들고 있는 모습. 자유의 여신상 등이 새겨져 있다


미국에서 발행(화폐 등을 세상에 내놓아 널리 쓰게 함)된 ‘더블 이글’은 미국 역사상 가장 마지막으로 만들어진 금화에요. 앞면에는 자유의 여신상과 미국 국회의사당, 미국의 주를 상징하는 별들이 새겨져 있지요.


미국 CNN등 외신에 따르면 이 금화는 1850년 처음 발행돼 20달러(약 2만6000원)로 사용되면서 유통됐어요. 하지만 세계가 대공황을 겪던 1933년에 발행이 금지됐어요. 대공황은 1929년 시작된 세계적 규모의 경제 공황. 당시 실업자가 늘고 세계 각국의 경제가 안 좋아지면서 화폐의 가치 역시 흔들렸고, 금의 가치가 폭등(갑자기 큰 폭으로 오름)했지요.


이에 당시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은 금화를 만드는 것을 중지하라고 요청했습니다. 같은 해에 만들어진 더블 이글은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보내진 2점을 제외하곤 모두 반환돼 녹여졌어요. 이런 역사로 이 동전엔 ‘불운의 금화’라는 별칭이 따라붙지만, 동전 수집가들 사이에선 1933년 더블 이글 금화는 수집이 불가능한 ‘희귀 금화’ 중 하나로 여겨져요.

▶어린이동아 권세희 기자 ksh0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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