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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목치료 전문가’ 이규범 다산나무병원장 “주변 나무의 위기에 관심 가져요!”
  • 장진희 기자
  • 2023-04-04 12: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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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치료 전문가’ 이규범 다산나무병원장


이규범 다산나무병원장이 벚나무에 기대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전선규 인턴기자



공기를 상쾌하게 만들 뿐 아니라 꽃을 피워 눈을 즐겁게 해주고 열매도 선물하는 존재. 바로 나무이지요. 다가오는 식목일(4월 5일)에는 나무를 심거나 돌보며 나무의 소중함에 대해 되돌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나무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아플 때에는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해요. 30년 간 전국을 돌아다니며 나무를 돌보아온 이규범 다산나무병원장님을 최근 경기 성남시의 사무실에서 만나 나무가 자주 앓는 병과 이를 치료하는 방법에 대해 들어봤어요. 이 원장님은 △문화재수리기술자(식물보호) △수목보호기술자 △조경기사 △식물보호기사 등의 자격증을 가진 수목(살아 있는 나무)치료 전문가예요. 



이 원장이 사무실 주변의 잣나무의 잎이 말라죽은 이유에 대해 설명 중이다



봄철, 나무에게 주의보 내려지는 시기


“매년 식목일 즈음은 곤충들이 겨울잠에서 깨어 활동하기 시작하면서 나무가 해충에 의한 피해를 입기 쉬운 시기이지요.”


이 원장님은 날씨가 따뜻해지는 봄철에 오히려 나무의 건강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어요. 그는 “한창 전국적으로 아름다운 꽃을 피운 벚나무의 경우 벚나무사향하늘소라는 벌레의 유충(알에서 나온 후 다 자라지 않은 벌레)에 의한 피해를 입기도 한다”며 “유충이 줄기를 파고들어 갉아먹기 때문에 벚나무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된다”고 말했어요. 흔히 송충이라고 불리는 솔나방도 4월부터 활동을 시작하는데, 소나무의 잎을 갉아먹어 문제가 되지요.


잎이나 줄기를 갉아먹는 곤충만이 나무를 괴롭히는 것은 아니에요. 사람이 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고통을 받듯이 나무도 세균과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어요. 이 원장님은 “나무가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도록 예방접종을 실시하여 막기도 한다”고 말했어요.



질병이 있는 나무에 주사를 접종하고 있는 모습. 다산나무병원 제공



도시 개발? 
나무가 아픈 원인!


“현장을 다니다 보면 전염병이나 해충(해를 끼치는 벌레)보다는 인간이 나무를 해치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 원장님에 따르면 나무가 아프게 된 원인을 진단할 때 주변 환경을 반드시 함께 조사해야 해요. 조사해보면 주로 도시 개발이 원인인 경우가 많아요. 아파트를 짓겠다고 땅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나무의 뿌리가 잘려 나가기도 하고요. 땅을 콘크리트로 덮어 버리면서 나무의 뿌리가 뻗어나가지 못하고 끝내 뿌리가 썩어서 고사(말라 죽음)하는 경우도 잦아요. 나무가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 환경으로 옮겨 심는 것도 이 원장님 같은 수목치료 전문가의 몫이랍니다.


수령(나무의 나이)이 수백 년에 이르는 나무들에게는 줄기의 일부가 썩어서 텅 비어버리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이럴 때는 수술이 필요하지요. 이 원장님은 “사람이 나이가 들면 뼈의 조직에 구멍이 숭숭 나는 골다공증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나무도 마찬가지다”라며 “나무의 구멍을 우레탄으로 막고 물이 들어가 썩지 않도록 코르크 가루를 덧발라 인공 나무껍질을 만드는 수술이 진행된다”고 설명했어요. 그는 “때로는 수 미터 높이의 나무 위에 올라가 가지를 자르는 등의 수술도 진행해야 해서 체력을 튼튼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어요.



다산나무병원 직원들이 제주도에 있는 보호수의 빈 곳을 메우는 외과수술을 진행 중이다




나무 사랑
 실천해요!


이 원장님은 전국의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나무를 비롯해 보호수 등 30년 간 수 천 그루의 나무를 돌보아왔어요. 이제껏 치료한 나무를 하나같이 아끼지만 가장 애정을 갖고 돌보는 나무는 따로 있다고. 충남 부여군에 있는 
임천관아지 소나무이지요. 이 원장님은 “다들 부여 임천면에 가면 성흥산성 꼭대기에 있는 사랑나무라는 별명을 가진 느티나무에서 사진 찍기에 바쁜데 내려가면 우아한 곡선의 자태를 뽐내는, 수백 년 된 소나무가 있다”며 “10년 전부터 돌보기 시작했는데 1년에 10번 정도는 건강하게 지내는지 살피러간다”고 했어요.


최근 이 원장님의 걱정거리는 바로 기후변화. 그는 “기온이 오르면 나무가 살지 못하게 될 뿐 아니라 나무에서 피는 꽃에 있는 꿀을 먹고 사는 꿀벌과 열매를 먹는 곤충, 새 등 생태계 전반에 혼란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어요. 이어 “어린이들은 매년 주변의 나무가 언제 잎이나 꽃을 피우는지 등을 조사하며 나무가 겪는 변화와 위기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전했어요.​

▶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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