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할 땐 일하고 쉴 땐 쉴 수 있도록 주 69시간까지 근무?
다음은 어린이동아 3월 14일 자 5면관련 찬반토론입니다.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을 지나는 회사원들. 뉴시스
정부가 일주일에 최대 52시간까지만 근무할 수 있는 현행 근로기준법을 일주일 최대 69시간까지 일할 수 있도록 변경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지요.
일이 많은 시기에는 연장, 야간, 휴일 근무를 통해 일주일 최대 69시간까지 일하고 일이 없을 때 몰아서 쉴 수 있도록 근로시간 제도를 유연화하는 것이에요.
이에 대해 근로자의 과로(몸이 고달플 정도로 지나치게 일함)를 부추겨 건강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이 있어요.
그러나 1년간 일하는 총 근로시간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몰아서 일하는 대신 장기간 휴가를 갈 수 있으니 오히려 좋다는 반응도 있어요.
이에 대한 독자들의 의견을 소개합니다.
[찬성]
저는 주 69시간제 운영에 찬성합니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업무 사정상 장기간의 휴가를 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멀리 해외여행을 떠나거나 오래 휴식을 취하고 싶어도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 69시간제는 자신의 업무를 몰아서 처리하고 휴가를 포인트처럼 적립해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휴가의 기간과 목적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습니다.
주 69시간제로 원하는 만큼 재충전의 기회를 갖는다면 직장인들은 이를 원동력 삼아 업무에 충실할 것입니다. 따라서 장기 휴가는 회사와 근로자 모두에게 이득이 됩니다.
▶이승우(경기 과천시 관문초 5)
[찬성]
저는 주 69시간제 운영에 찬성합니다.
주 69시간제는 다양한 기업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습니다. 정보통신 회사처럼 프로젝트 형태로 업무가 진행되는 기업에서는 프로젝트의 진행 시점에 따라 업무량의 차이가 큽니다. 바쁜 시기와 여유로운 시기가 극명하게 나뉘는 기업에서는 근로시간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주 최대 52시간까지만 근무가 가능하기 때문에 당장 처리해야 할 업무가 많아도 추가 근무에 제약이 따랐습니다. 회사의 상황에 따라 근로 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주 69시간제 도입을 찬성합니다.
▶최서형(경남 사천시 사남초 4)
[반대]
저는 주 69시간제 운영에 반대합니다.
모든 직장인들이 장기 휴가를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린아이를 키우는 사람은 짧은 휴가를 자주 쓰며 자녀를 돌봐야 하는 사정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가 장기 휴가를 권하며 추가 근로를 요구한다면 곤란할 것입니다.
잦은 야근과 추가 근로는 근로자의 건강을 해칩니다. 주 69시간제를 시행하면 수면 시간과 출퇴근 시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일만 해야 합니다. 한번 망가진 건강은 쉽게 돌아오지 않습니다. 노동자의 건강을 위해서는 혹독한 노동 후에 긴 휴식을 취하는 것보다 적절한 근로와 휴식을 보장해야 합니다.
▶임연정(서울 동작구 서울강남초 3)
[반대]
저는 주 69시간제 운영에 반대합니다.
회사의 사정에 따라 일이 많을 때와 적을 때 유연하게 운영한다는 주 69시간제의 취지는 좋습니다. 하지만 회사가 이런 규정을 악용할 수 있습니다. 모든 회사가 자유롭게 장기 휴가를 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바쁜 시기에 더 많은 근로를 요구하고 정작 다른 업무로 인해 장기 휴가를 허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근로기준법은 노동자의 권리와 균형 잡힌 삶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주 69시간제로 업무가 많은 시기에 과로하고 장기 휴가를 보내며 건강을 회복하는 식의 악순환이 반복될 수도 있습니다. 근로자의 건강권을 위해 규칙적인 노동과 휴식을 보장해야 합니다.
▶이아름(경기 용인시 샘말초 3)
▶어린이동아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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