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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색 현장을 함께하는 영혼의 단짝!”… 인명구조견 토리와 함께 튀르키예 현장 누빈 김원현 소방장
  • 김재성 기자, 전선규 기자
  • 2023-03-13 17: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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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청 중앙119특수구조대 김원현 소방장과 119구조견 토리. 김 소방장 제공


지난달 튀르키예에서 발생한 지진의 구조 활동을 돕기 위해 우리나라 구조대와 119인명구조견(이하 구조견)이 파견됐었죠. 특히 구조견들은 부상을 입고도 붕대를 감은 채 구조 작업에 투입되는 등 우리 구조대가 현지에서 총 8명의 생존자를 구하는 데 일등공신이었어요.


구조견은 사람보다 1만 배 이상 뛰어난 후각과 40배 이상 뛰어난 청각을 활용해 실종자를 추적해요. 119구조견 운용자(‘119구조견 핸들러’에서 ‘119구조견 운용자’로 명칭이 변경됨)는 실종 의심 지역을 정해 방향을 지시하는 등 구조견의 수색에 도움을 주지요.


어린이동아가 최근 튀르키예 현장에 파견됐던 영남특수구조대소속의 구조견 ‘토리’(6세 암컷 벨지안 말리노이즈 종)의 운용자인 김원현 소방장님(소방청 중앙119특수구조대)을 인터뷰했어요. 김 소방장님은 대구 북부소방서 구조대 근무 중 구조견에게 매력을 느껴 구조견 운용자가 되기로 결심했고, 이후 처음으로 인연을 맺은 토리와 4년째 함께하고 있지요.


튀르키예의 참혹한 피해 현장에서도, 기적적인 생환(살아서 돌아옴) 현장에서도 서로 의지하고 함께했던 ‘영혼의 단짝’ 김원현 소방장님과 토리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튀르키예 지진 피해 현장에서 수색 활동 중인 김 소방장과 토리

믿음과 용기로 극복한 재난 현장

현장 경험이 풍부한 김 소방장님도 튀르키예에서 마주한 광경은 낯설었어요. 지진 피해를 입은 지역이 워낙 넓어 어디서부터 구조를 해야 할지 난감할 만큼 처참했지요.


“수차례 여진이 이어진 도시 안에는 구급차가 1분 간격으로 사이렌을 울리며 지나다니고 거리에는 생존자들이 모닥불을 피우며 추위와 싸우는 등 현지는 아수라장이었어요.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현장에 있던 아이들을 볼 때마다 특히 마음 아팠습니다.”


건물이 붕괴된 현장에 제일 먼저 들어가 생존자를 찾는 구조견. 개들이 현장을 수색하는 동안에는 사람의 체취를 헷갈리지 않도록 구조대원 모두가 자리를 비켜줘요. 건물 잔해를 누비던 구조견이 갑자기 크게 짖거나 빙글빙글 도는 등 특이반응을 보이면 운용자가 다가가 그 지점에 표시를 남기고 철수해요. 이후 탐색반이 현장에 들어가 첨단 장비를 통해 구조 대상자를 확인하면 대기 중이던 구조반이 투입돼 구출 작업이 펼쳐지지요.


김 소방장님은 무너진 건물 위에서 중장비가 끊임없이 움직이는 무시무시한 현장에서 어떻게 하면 토리와 신속하고 정확하게 수색을 할까 고민했어요. 토리가 낯선 현장을 무섭게 느끼지 않도록 장난감 공과 간식을 이용하며 토리의 긴장감을 떨어뜨리기 위해 노력했지요.


“구조현장에서 구조견과 운용자는 한 팀이에요. 구조견이 수색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믿음과 용기를 줘야 해요. 운용자와 구조견 사이에 교감이 없다면 수색 활동은 불가능해요. 구조견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 운용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지요.”




119인명구조견 토리의 모습

“우리 구조견들 수준, 세계 최고!”

우리나라 구조대가 파견된 튀르키예의 도시 안타키아는 워낙 피해가 심한 지역이라 멕시코, 중국 등 많은 나라의 구조대 및 구조견들이 투입됐어요. 다른 나라 구조대가 수색한 지역을 다시 수색하는 경우도 있어서 김 소방장님은 해외 구조견 운용자들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했지요.


“스페인 구조대가 자국의 구조견들이 최고라며 어깨를 으쓱하더라고요. 그런데 스페인 구조견들이 이미 수색했던 지역에서 우리나라 구조견이 생존자를 발견했지 뭐예요. 우리 구조견들 실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을 실감했지요.”


김 소방장님의 파트너 토리는 4년 차 베테랑 구조견. 다른 구조견보다 체구는 작지만, 강한 체력과 예민하고 꼼꼼한 성격으로 건물 붕괴 현장과 산악지역에서 활약하고 있어요. 국내 출동 건수는 140건. 지난해 전북 순창군의 한 야산에서 실종된 할머니를 2일 만에 발견하는 공을 세우기도!


김 소방장님은 “토리는 구조 대상자를 찾아 산을 몇 개씩 넘기도 하고, 붕괴 현장의 작은 틈으로 들어가 사람의 냄새를 맡기도 한다”면서 “토리의 작은 체구는 날쌔게 이동하며 수색하는 데 오히려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어요.


“구조 현장에서 넘어져 피가 나는 상처를 입었을 때 토리가 다가와 핥아준 적이 있어요. 위기에 처한 시민을 돕기 위해 출동하다 보면 현장에서 웃을 일이 거의 없을 만큼 고단한데, 오히려 토리가 재롱을 부리며 대원들을 응원하기도 해요. 말 못하는 동물이지만 토리는 터놓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둘도 없는 제 동료랍니다.”



김 소방장과 토리가 함께 포즈를 취했다​(왼쪽에서 두 번째)

▶어린이동아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 전선규 기자 3q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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