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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높이 사설] 이순신 유적 지킨 민초들
  • 권세희 기자
  • 2022-06-26 14: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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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있는 이순신 장군 동상. 동아일보 자료사진


참기름 행상의 사연을 소개하는 편지. 문화재청 제공

동아일보 사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쓴 ‘눈높이 사설’이 월, 수, 금 실립니다. 사설 속 배경지식을 익히고 핵심 내용을 문단별로 정리하다보면 논리력과 독해력이 키워집니다.

[1] 충무공 이순신의 영정을 모신 현충사가 중건(보수하거나 고쳐 지음)된 시기는 일제의 민족말살 통치기였던 1932년이다. 1706년(숙종 32년) 처음 건립됐으나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전에 있던 제도를 없앰)로 1868년 철거됐다가 64년 만에 충남 아산시 백암리 충무공의 고택 옆에 고쳐 지은 것이다. 현충사 중건은 범민족적 유적 보존 운동의 일환이었다. 문화재청이 ‘겨레가 세운 현충사’라 하는 이유다.

[2] 1931년 5월 13일 동아일보 특종 보도 ‘2000원에 경매당하는 이충무공의 묘소 위토’가 ㉠발단이 됐다. 충무공 종가(맏이로만 이어 온 큰집)의 가세가 기울어 충남 아산의 충무공 묘소와 위토(位土·묘소 관리비 조달을 위한 토지)가 경매에 넘어갈 위기라는 내용이었다. 논설위원이던 위당 정인보는 사설에서 “(이는) 민족적 수치에 그치지 않는 민족적 범죄”라며 “충무공의 묘소와 위토를 보존하는 것은 우리 민족 모두의 책임”이라고 호소했다. 각지에서 편지와 성금이 동아일보로 답지(한곳으로 몰려듦)하기 시작했다.

[3] 일곱 식솔(한집안에 딸린 구성원)을 거느린 참기름 행상(돌아다니며 물건을 파는 사람)부터 경북 칠곡의 대부호까지 동참했다. 평양 기독병원 간호부 40명은 점심 한 끼를 굶고 모은 성금을, 일본 고베 증전제분소 조선인들은 5일간 동맹 금연으로 모은 돈을 보탰다. ‘벙어리궤(저금통)’를 통째 보내온 어린이도 있었다. 상하이에서 독립운동하던 도산 안창호 등 흥사단원 30명과 미주 멕시코 지역 한인들도 참여했다. 1년간 2만 명 400여 단체가 총 1만6021원30전(현재 가치 10억 원)을 모았다. 충무공 묘소와 위토에 걸린 빚을 갚고도 남아 현충사를 중건했다.

[4] 충무공 유적 보존이 대중운동으로 확대된 배경엔 국난(나라 전체의 어려움) 극복의 상징인 충무공을 숭상하던 시대상이 있다. 당시 언론은 민족의식을 일깨우는 계몽운동 차원에서 영웅들의 업적을 재조명했는데 대표적인 인물이 충무공이었다. 동아일보는 1921년 4회 분량의 ‘이조인물약전 리순신’을 소개한 데 이어 1930년엔 사학자인 환산 이윤재의 ‘성웅 이순신’을, 1932년에는 당시 편집국장이던 춘원 이광수의 장편소설 ‘이순신’을 연재했다. 일제의 탄압을 피하는 우회(돌아서 감)적인 항일운동(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에 대한 저항 운동)이었던 셈이다.

[5] 문화재청은 현충사 중건 90주년을 맞아 충무공 유적 보존 참가자들의 편지와 성금대장 등 4254점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하기로 했다. 또 성금 기탁자들의 이름과 단체명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후손을 찾아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기탁자 명단을 다시 본다. 경남 동양제철소, 전남 나주협동상회, 간도 용정촌 송원전당포, 마산 남선권번 방취란, 경기 조선소년군 제6호대 대원 일동…. 유적 지키기를 통한 독립운동의 기록이자 참혹한 역사를 되풀이 말자는 *징비록이다.

동아일보 6월 22일 자 이진영 논설위원 칼럼 정리

※오늘은 동아일보 오피니언 면에 실린 칼럼을 사설 대신 싣습니다.

▶어린이동아 권세희 기자 ksh0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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