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속에선 수많은 에너지가 만들어졌다가 버려진다. 이처럼 버려지는 자투리(쓰고 남은 나머지) 에너지를 모아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기술이 있다.

‘에너지 하베스팅’이 그것. 하베스트(harvest)는 ‘수확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곡식을 수확하듯 일상 곳곳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쏙쏙 얻는 기술이다.

최근에는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의 영역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에서 버려지는 에너지까지 활용해 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을 살펴보자.

찌릿찌릿∼ 정전기가 전기에너지로 짠!

정전기로 머리카락이 뻗친 어린이의 모습. 위키피디아 제공

다공성 탄소를 나타낸 이미지. GIST 제공

겨울철 문의 손잡이를 잡을 때 따끔한 느낌에 놀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는 정전기(마찰전기)가 일어났기 때문. 정전기도 사실은 버려지는 자투리 에너지인데, 이 정전기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려는 시도가 계속돼왔다. 최근에는 정전기를 높은 효율의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기술까지 등장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에너지융합대학원 박찬호 교수, 전남대 고분자융합소재공학부 박종진 교수 등 공동 연구진은 정전기를 ‘다공성 탄소’ 물질을 활용해 모은 뒤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방법을 생각해낸 것. 많은 구멍을 가진 탄소 재료인 다공성 탄소 물질은 구멍이 쏙쏙 뚫린 스펀지 모양과 비슷하다. 구멍이 많을수록 표면적(물체 겉면의 넓이)이 커지는데, 표면적이 넓을수록 전하(물체가 띠고 있는 정전기의 양)를 붙잡을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진다. 다공성 탄소 물질을 이용한 정전기 발전기를 활용하면 전기에너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수확할 수 있는 것. 이 발전기는 기존의 정전기 발전기보다 40배나 향상된 600v(볼트)의 전기에너지를 얻을 수 있어 효과적이다.

박찬호 교수는 “다공성 탄소 물질 발전기를 웨어러블(착용 가능한) 기기 등에 부착하면 기기에서 정전기가 발생할 때마다 전기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뛰어 놀기만 했는데도 전기가?

밟으면 전기에너지가 생산되는 타일 위를 걷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 가디언 홈페이지 캡처

전기에너지가 만들어지는 타일이 깔린 축구장. 이를 통해 주변을 밝힐 수 있는 전기에너지를 생산한다. 뉴 아틀라스 홈페이지 캡처

쿵쿵쿵…. 학교에서 신나게 뛰어노는 것만으로도 전기를 얻을 수 있다.

톡톡 튀는 에너지 하베스팅 아이디어로 주목받은 영국의 전력회사 페이브젠은 전력 생산이 가능한 타일을 개발해 영국 내 12개 학교의 바닥에 깔아 전기에너지를 모았다. 학생들이 바닥을 밟을 때면 타일에는 밟는 힘, 즉 ‘압력’이 생성되고 움직임으로 인해 ‘진동’도 만들어지는데, 이 같은 압력과 진동을 에너지화 하는 것을 ‘압전 하베스팅’이라고 한다.

페이브젠은 압전 하베스팅을 통해 사람의 운동에너지를 자연스럽게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낸 것. 같은 시스템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한 빈민가(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거리)에 설치해 어두컴컴한 주변을 밝히기도 했다.

압전 하베스팅은 비용을 크게 들이지 않고도 전기를 생산할 수 있기에 경제성이 좋을 뿐만 아니라 친환경적이라는 장점도 있다. 아울러 날씨에 상관없이 언제 어디서나 전기에너지를 모을 수 있어 활용 가능성이 높은 분야 중 하나로 꼽힌다.

▶어린이동아 권세희 기자 ksh0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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