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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래종 억제까지 척척… 로봇 물고기의 진화 “우리도 ‘레벨 업’ 하고 있다고!”
  • 권세희 기자
  • 2022-01-06 14: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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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와 비슷한 몸으로 드넓은 바다를 헤엄치는 로봇 물고기.

그간 로봇 물고기들은 주로 해저 탐사(바닷속 깊이 잠겨 있는 물체를 찾아내는 일) 임무를 수행하는 데 활용돼 왔지만 최근 이들의 활동 영역이 넓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해저 구석구석을 탐사하는 것 외에도 외래종(본래 살던 서식지와는 다른 곳에 유입된 생물)의 번식을 막는 등 바닷속 지원군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

점점 발전하며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로봇 물고기들을 살펴보자.


외래종, 꼼짝 마!


큰입배스를 닮은 로봇 물고기의 모습.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로봇 물고기와 모기고기, 올챙이가 수조에 함께 있는 모습

악성 외래종은 원래 서식지에서 살고 있던 토착종(예전부터 전하여 내려오는 종)을 몰아내 생태계의 골칫거리로 여겨진다. 그런데 포식자(다른 동물을 먹이로 하는 동물)의 모습을 한 로봇 물고기가 이런 악성 외래종의 유입을 막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나왔다.

호주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대 등 국제연구진이 과학저널 ‘아이사이언스’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큰입배스(농어목 검정우럭과의 민물고기)를 닮은 로봇 물고기가 외래종인 모기고기에 공포감을 심어 토종 올챙이를 보호했다. 모기고기는 미국에서 서식하던 종으로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정한 세계 100대 침입종(외부에서 들어와 다른 생물의 서식지를 점령한 종)이다. 모기고기는 호주의 토종 물고기와 개구리, 올챙이 등을 공격해 문제가 되고 있다.

연구진은 모기고기가 토착종을 공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실험을 실시했다. 모기고기 6마리, 올챙이 6마리, 모기고기의 천적(잡아먹는 동물)인 큰입배스를 닮은 로봇 물고기를 같은 수조에 넣어 이들의 행동을 관찰한 것. 이때 모기고기가 올챙이에 접근하면 로봇 물고기가 모기고기를 공격하도록 했다.

실험 결과 모기고기들은 로봇 물고기와 마주친 후 공포감과 스트레스를 느껴 번식률이 떨어지는 등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조의 곳곳을 자유롭게 헤엄치기보다 한 곳에 모여 있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반면 올챙이들은 모기고기의 공격이 줄어들자 이전보다 더 멀리 돌아다니는 등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연구진은 “로봇 물고기를 활용한 방법이 악성 외래종을 막는 효과적인 통제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더 빨리, 더 느리게!


미국 버지니아공대 연구진이 개발한 로봇 물고기인 ‘튜너봇’. 버지니아공대 제공

속도에 다양한 변화를 줄 수 있는 로봇 물고기도 등장했다. 기존의 로봇 물고기나 수중 드론 등 수중이동장치들은 동일한 속도로 움직여 해양 수질 탐사 등의 임무를 원활히 수행하기 어려웠는데, 이런 한계를 극복하게 된 것.

미국 버지니아공대 등 국제 연구진이 개발한 로봇 물고기인 ‘튜너봇’은 수중에서 원하는 대로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연구진에게 힌트를 제공한 것은 다름 아닌 참치. 참치는 몸 전체에 힘줄이 있는데, 이 힘줄에 힘을 가하거나 힘을 빼는 방식으로 속도를 조절한다. 힘줄에 힘을 줘 꼬리를 뻣뻣하게 만들어 빠른 속도로 헤엄치는 식.

연구진은 로봇에 인공 힘줄을 부착해 로봇의 꼬리지느러미를 뻣뻣하게 하거나 느슨하게 하는 방식으로 속도를 조절했다. 이를 통해 로봇 물고기가 빠르게 이동해야 할 때는 속도를 높이고, 보다 면밀한 탐사가 필요할 때는 천천히 헤엄칠 수 있게 됐다. 이 기술이 발전하면 로봇 물고기가 기름 유출로 오염된 해역에 빠르게 접근한 뒤 해당 해역에선 느리게 이동하며 수질 탐사를 체계적으로 하는 임무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무 옷 입고 저 깊은 바다로!


중국 저장대 연구진이 심해 꼼치를 모방해 만든 로봇이 깊은 바다를 헤엄치는 모습. 네이처 홈페이지 캡처

세계에서 가장 깊은 바다인 태평양의 ‘마리아나 해구(깊은 해저에서 움푹 들어간 좁고 긴 곳)’에서 헤엄칠 수 있는 로봇 물고기도 나왔다. 중국 저장대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심해 물고기를 모방한 로봇이 수심 3000m에 이르는 바닷속에서 리튬이온 배터리로 구동해 헤엄쳤다고 밝혔다.

몸길이 22㎝의 이 로봇 물고기는 일반 로봇 물고기처럼 금속이나 플라스틱 재질로만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몸에 말랑말랑한 고무를 덧입은 것이 특징. 깊은 바다에서 발생하는 수압(물의 압력)을 견디기 위해 이렇게 설계됐다. 연구진은 수심 8000m에서 사는 심해 물고기인 ‘심해 꼼치’의 몸 구조를 살펴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심해 꼼치는 수압을 견디기 위해 골격이 분산돼 있는데, 연구진이 개발한 로봇 물고기 역시 내부 부품을 분산 배치해 압력을 견딜 수 있게 했다.

▶어린이동아 권세희 기자 ksh0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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