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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리 되찾는 약탈 문화재 “빼앗아서 미안합니다”
  • 조윤진 기자
  • 2021-11-07 16:3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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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가 아프리카 베냉에 반환하기로 결정한 약탈 문화재 중 하나. 타임 홈페이지 캡처

세종대왕이 만든 훈민정음, 이순신 장군이 전쟁 중에 썼던 난중일기, 고려시대에 나라의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만들어진 팔만대장경. 이들은 모두 우리나라가 영원히 지키고 간직해야 할 소중한 문화재다. 이처럼 우리나라에 잘 보존된 문화재도 있지만, 반대로 다른 나라의 지배를 당하거나 다른 나라와 전쟁을 치르는 과정에서 빼앗긴 문화재도 있다. 국가 간의 전쟁이 잦던 과거에는 침략한 나라에서 빼앗은 유물이 일종의 전리품(적에게서 빼앗은 기념품)이 됐기 때문. 이렇게 약탈한 문화재는 침략국 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경우가 많다.

프랑스는 19세기에 약탈한 아프리카 문화재 26점을 되돌려주겠다는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지난달 27일 영국 케임브리지대 지저스칼리지 박물관도 같은 시기 아프리카에서 빼앗아간 문화재인 청동 수탉 조각상을 반환했다.

최근에는 이처럼 과거의 침략이나 식민 지배를 반성하고 약탈 문화재를 되돌려주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법률 만들어 총리가 직접!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이 약탈 문화재인 오마르 사이두 탈의 칼을 돌려받은 모습. BBC 홈페이지 캡처

19세기 전 세계적으로 30개의 식민지를 거느리던 프랑스는 수십만 개에 달하는 약탈 문화재를 가지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 문화재의 경우 9만 점이 넘으며 파리에 있는 뮤제 드 콰이브랑리 박물관에만 최소 7만 점이 있다.

지난 2019년 프랑스는 서아프리카 국가인 세네갈과 베냉의 문화재를 반환하는 법률을 만들었다.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가 세네갈을 방문해 과거 프랑스의 식민통치를 사과하며 직접 문화재 1점을 돌려줬다. 프랑스가 반환한 문화재는 1850년대 프랑스 식민 지배에 대항해 투쟁을 이끈 서아프리카 통치자 오마르 사이두 탈이 쓰던 칼로, 19세기 프랑스가 세네갈을 식민지로 삼으면서 약탈한 것이다.

오는 9일에는 베냉과 공식 반환 협정을 맺고 이곳의 문화재 26점을 돌려줄 예정. 이 문화재들은 프랑스군이 1892년 베냉의 아보메 왕궁을 약탈하며 가져온 왕좌, 제단, 조각상 등으로 2003년부터 지금까지 프랑스 파리의 케 브랑리 박물관에 보관돼 왔다.


[영국] 학생들도 “반환해야” 목소리


영국 지저스칼리지 박물관이 나이지리아에 반환한 청동 수탉 동상 ‘오우커’. 지저스칼리지 박물관 제공

영국에서는 학생들이 식민통치에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약탈 문화재 반환에 큰 목소리를 냈다. 최근 영국이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 반환한 문화재는 ‘오우커’라고 불리는 청동 수탉 조각상이다. 이 조각상은 1897년 영국이 아프리카로 원정을 떠났을 당시 현재의 나이지리아에 있는 베냉 왕국으로부터 빼앗아 온 예술품 수백 점 가운데 하나.

그동안 오우커는 영국 지저스칼리지 박물관에 전시되어 왔지만, 2016년 이 문화재가 약탈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학생들이 “영국의 식민 지배를 상징하는 문화재”라며 집단 반발했다. 이에 박물관 측은 오우커를 전시에서 제외했고 최근 나이지리아에 이 문화재를 돌려줬다.

박물관은 성명을 통해 “이번 문화재 반환은 역사를 지우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 아니라 과거를 반성하고 정직한 공동체로 나아가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9년에는 영국 맨체스터 대학의 맨체스터 박물관이 영국 기관 중 처음으로 호주 원주민에게서 빼앗은 전통 장식품 등 문화재를 100년 만에 반환하기도 했다.


[독일] “식민통치 과거, 반성합니다”


안드레아스 귀벱 독일 주재 나미비아 대사가 독일로부터 돌려받은 스톤 크로스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독일은 지난 2019년 식민통치 과거사 청산(과거의 부정적 요소를 깨끗이 씻어 버림)의 일환으로 1890년대에 약탈한 아프리카 나미비아의 문화재인 ‘스톤 크로스’를 반환했다. 스톤 크로스는 포르투갈이 1486년 아프리카 남서부 해안을 탐사하면서 이 지역의 지배권을 주장하기 위해 세운 3.5m 높이의 석상이다.

석상에는 포르투갈을 상징하는 문양이 새겨져 있으며, 당시 이 지역 일대를 그린 지도가 몇 장 들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1893년 나미비아를 점령한 독일군이 서부 케이프 크로스 해안에서 스톤 크로스를 옮겨가 독일 베를린의 역사박물관에 전시했다.

▶어린이동아 조윤진 기자 koala6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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