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아… 유노윤호… 탑…
드라마 CF 예능프로그램 점령
의상-헤어스타일 최신유행 주도

 

아이돌 댄스그룹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누가 어떤 그룹의 멤버인지 헷갈릴 정도다. 이들은 10대의 지지와 재능을 바탕으로 예능프로그램 드라마 CF를 점령하고 있다. TV만 켜면 이들이 나온다.

●아이돌, 방송을 점령하다

 

‘짧게 나오지만 드라마를 보고 내 머릿속에 남는 건 탑 오빠뿐이에요.’
‘유이는 외모뿐 아니라, 연기도 되네요.’
블록버스터 첩보액션 드라마 ‘아이리스’에 빅뱅의 멤버 탑이 킬러 역할로 출연한다. 동시간대 타 방송사의 드라마에는 요즘 ‘국민 여동생’으로 떠오른 애프터스쿨의 유이가 나온다. 이들은 드라마의 들러리 수준을 넘어 당당히 주연급 배역을 꿰찼다.
유이는 가상의 신혼생활을 그리는 한 예능프로그램에 나와 인기를 얻었다.
소녀시대의 윤아, 동방신기의 유노윤호는 이들보다 앞서 연기자로 나섰다. 브라운아이드걸스의 가인은 영화 촬영을 위해 몸무게를 8kg 찌운 게 화제가 됐다.
드라마는 왜 아이돌 그룹을 원하고, ‘아이돌’들은 왜 연기자를 꿈꿀까.
방송사는 아이돌의 인기가 시청률에도 한몫한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또 이들의 첫 연기 도전은 방송 전부터 화제와 관심을 낳아 홍보효과도 있다.
연기자라는 타이틀은 반짝 인기 뒤에 연예계에서 사라질 수 있는 아이돌들에게 매력적인 분야. 윤은혜 에릭 유진 등은 연기자로 인기를 얻어 자연스럽게 ‘전업’했다.

●아이콘으로, 유행어의 주인공으로

 

쥬얼리의 서인영이 ‘신상녀’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냈다면 유이는 ‘꿀벅지’라는 말을 낳았다. 튼튼하고 탄력 있는 허벅지를 가리키는 이 말은 여성들이 선호하는 몸매 유형을 바꿔놓고, 선정적이라는 사회적 논란을 가져올 만큼 화제가 되고 있다.
윤아, 가인은 10대뿐 아니라 많은 남성 팬들도 확보하고 있다. 이들의 인기는 광고시장에도 반영됐다. 그룹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멤버는 화장품 휴대전화 등 예전 인기 여배우들의 전유물이었던 광고모델에도 나섰다. 아이돌 그룹들이 가요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의상과 헤어스타일은 10대와 20대의 유행을 바꿔놓고 있다. 이런 탓에 일부 연예기획사에서는 아이돌그룹의 기획 단계부터 연기자나 방송 진행자 등 겸업을 염두에 두고 멤버를 구성하기도 한다.

 

너무 어린 나이에 연예계 진출
음악의 다양성-가수 가창력
오히려 예전만 못하다 지적도

●“나도 연예인 될래” 신드롬…. 부작용은?

 

수많은 아이돌 그룹. 부작용은 없을까. 아이돌 그룹과 관련된 좋지 않은 일들이 최근 잇달아 터졌다. 슈퍼주니어의 강인은 폭행시비에 이어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일부 누리꾼들은 그의 그룹 탈퇴를 요구하고 있다. 2PM의 재범은 몇 년 전 올린 글이 사회적 논란을 불러와 그룹 탈퇴와 미국행으로 팬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2PM 팬들이 여전히 재범의 복귀를 요구하면서 2PM의 나머지 멤버들은 방송활동을 활발히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동방신기는 소속사와의 법적 분쟁으로 그룹 활동이 사실상 힘든 상태다.
또 인기가 없는 그룹의 멤버들이나 다른 멤버들에 비해 인기가 떨어지는 멤버는 해체 뒤에 곤란한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연예계의 구조적인 문제와 함께 어린 나이의 연예계 진출을 원인으로 꼽는다. 가치관이 확립되기 전에 연예인에 대한 환상으로 연예인이 된 뒤 힘든 시기들을 견뎌내지 못한다는 것. 양적 팽창과 반대로 음악의 다양성이나 질, 가수의 가창력 등은 제자리걸음이거나 오히려 예전보다 못하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한 케이블 방송의 신인 가수 발굴 프로그램에는 전국에서 70여만 명이 몰렸었다. 전문가들은 재능도 중요하지만 스타가 되는 어려운 과정을 이겨낼 확신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임선영 기자> sylim@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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