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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스·메르스·신종 코로나의 공통점은?
  • 장진희 기자
  • 2020-02-04 13: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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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 막을 열쇠는 우리 손에!


신종 코로나가 처음 시작된 중국 우한시 화난 해산물시장에서 지난달 27일 방역 작업을 진행 중이다. 우한=AP뉴시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그리고 최근 빠른 속도로 
확산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까지….

지난 10여 년 간 수 백 명의 사망자를 내며 인류를 떨게 한 신종 감염병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동물로부터 유래된 ‘인수공통감염병’이라는 것. 인수공통감염병은 말 그대로 동물과 인간이 모두 걸리는 병이다. 인간이 야생동물과 접촉하거나 식용으로 활용하면서 동물 속 병원체(병의 원인이 되는 본체)가 인간에게 전파돼 전염병을 유발한다.

각종 병에 대항하는 백신과 항생제가 개발된 현대사회에 인수공통감염병은 왜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걸까? 인류와 동물은 오래 전부터 함께 살았는데, 유독 최근 들어 동물에서 온 바이러스가 창궐(걷잡을 수 없이 퍼짐)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신종 코로나를 전자 현미경으로 관찰한 사진. 질병관리본부 제공​


바이러스와 공생하는 박쥐

고담 시민들을 구하는 히어로 ‘배트맨’의 상징 동물이기도 한 박쥐는 전 세계에 전염병을 확산시킨 ‘숙주(기생생물에 영양을 공급하는 생물)’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중국 정부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화난 해산물시장에서 팔리던 박쥐 고기로부터 확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박쥐의 중국어 발음이 ‘복(福)’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중국에서는 박쥐 고기를 튀기거나 탕으로 조리해 먹는다.

중국 과학자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과일박쥐에서 발견되는 HKU9-1 바이러스와 공통 조상을 가졌다는 사실을 밝혀 학술지 ‘중국과학연보’에 최근 발표했다. 2003년 발생해 유행했던 사스도 박쥐에서 시작된 바이러스가 사향고양이를 거쳐서 사람으로 전파됐다. 2015년 메르스는 ‘낙타’가 옮겼다고 알려졌지만 주범은 역시 박쥐다. 박쥐와 접촉한 낙타가 메르스 바이러스에 노출됐고 낙타를 타고 다니는 사람도 감염됐다.

2013년 영국 왕립학회보B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박쥐 몸에는 137종의 바이러스가 산다. 이 가운데 사람에게 감염되는 바이러스는 61종에 달한다. 박쥐는 인간에게 해로운 바이러스를 옮기지만 정작 자신은 특이한 면역체계를 갖춰 바이러스와 공존(함께 존재함)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의 숙주로 알려진 과일박쥐. 동아일보 자료사진


기후변화로 감염병↑

신종 감염병이 최근 들어 더욱 기승을 부리는 원인은 무엇일까. 기후변화가 신종감염병 출현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2015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정책동향에 천병철 고려대 의과대학 교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강수가 증가하고 기온이 높아지면 질병을 옮기는 모기와 진드기의 서식환경이 균을 더 쉽게 옮길 수 있도록 변한다. 또 곡물이 빠르게 자라고 숲이 울창해지면서 쥐 등 설취류가 많아지고, 이들이 매개(둘 사이에서 관계를 맺어줌)하는 감염병이 증가하는 것.

바다의 온도 상승과 이에 따른 염분의 변화는 독성세균과 독소의 증가를 가져올 수 있다. 2014년 일본 도쿄에서 열대지역의 풍토병(특정 지역에 한정돼 자주 발생하는 질병)이라 알려진 뎅기열 환자가 발생한 것처럼 기후변화는 새로운 감염병의 출현이나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천 교수는 설명했다. 이밖에도 도시 인구밀도의 증가와 육류 음식 소비의 증가가 새로운 감염병이 등장하기 쉬운 환경을 마련한다.​


코로나바이러스 과에 속하는 메르스의 전자현미경 사진. 바이러스 표면의 돌기가 왕관(코로나)처럼 보여 코로나바이러스라고 이름 붙었다


예측불가 ‘코로나’, 이를 어째…

이쯤 되면 ‘백신을 개발해 신종 바이러스를 예방하면 되지 않느냐’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인수공통감염병은 모든 동물 숙주를 멸종시키지 않는 이상 박멸(모조리 없앰)이 불가능하다. 인간이 백신을 만들어 극복한 질병은 대부분 인체 밖에서는 살 수 없는 병원체였지만, 인수공통감염병은 계속해서 숙주 동물을 바꿔가며 살아남는다.

신종 코로나를 비롯한 사스, 메르스 등 ‘코로나바이러스 과’에 속하는 질병은 더욱이 백신을 만들어 대비하기 어려운 편이다. 이 병들이 몸속에 침투(들어옴)한 뒤 변이가 잘 일어나는 ‘리보핵산(RNA) 바이러스’에 속하기 때문.

RNA 바이러스는 돌연변이 발생 확률이 높아 치료나 예방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똑같은 약을 써도 치료 반응이 각각 다르게 나타나고, 치료제가 개발되더라도 어느 순간 내성(약에 대한 저항성)을 가진 모습으로 변한다.

▶어린이동아 장진희 기자 cjh062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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