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상조씨를 보고 있을 순돌이에게
안녕? 나는 안연경이야. 구로초등학교 6학년이란다.
‘순돌이 이야기’란 네 이야기를 읽고 내가 키우는 강아지는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했어.
구경만 하는 시궁창에서 구해준 상조씨가 좋다는 것을 알았어.
너는 시궁창에 빠지기 전까지는 무엇을 하고 지냈었니?
순돌이라는 이름을 받았을 때 너의 기분은 어땠니?
많은 개들은 묶여서 살지. 그래서 풀어주면 정말 좋아하는 것 같아.
상조씨가 직장도 잃고, 너를 버리자는 생각까지… 너도 무척이나 괴로웠지? 이틀이었지만 남산에서 노숙을 했을 때도 상처가 컸을 것 같아. 상조씨가 고맙기도 했지만 밉기도 했어.
새 주인 할아버지 얘기를 해보자.
순대집에서 만난 할아버지는 인자하신 것 같았어. 할아버지 댁에 가선 상조씨와 맘마 생각은 안 나고 구름 위를 다니듯 즐거웠지? 나도 그런 기분 한번 느끼면 좋겠다.
할아버지께선 널 친손자처럼 대해 주신 만큼 너도 잘 따랐겠지, 산책도 하고….
그런데 행운 뒤엔 불행이 오는 것 같아.
할아버지 댁에 온 건 좋았지만, 할아버지 교통사고… 할아버지께선 깨어나셨지만 오리 엄마와 헤어지고 심술쟁이 아줌마네로 가잖아.
그곳에서 많이 힘들었지? 발로 차지를 않나, 회초리로 때리질 않나.
심술쟁이 아줌마가 ‘럭키’만 잘 해줘서 많이 속상했지?
다행히 문이 열려서 탈출했지만 네가 도망칠 때 걱정했어. 또 불행해 질까봐.
그런데 네가 달리다 보니 맘마와 산책하던 곳이 나왔잖아.
그리고 옛날에 살던 곳에서 주인아줌마를 만났을 때 상조씨가 널 버린걸 후회했단 얘기에 감동받았어. 너무 슬퍼서 무지 많이 울었어.
축하해. 다시 행복을 찾은거 이제 네게 불행이란 단어가 어울리지 않게 살아…
상조씨랑 맘마 지켜볼 때 나도 찾아서 지켜봐줘∼!
행복하게 지내고 안녕.
2001년 12월 8일
너의 친구 연경이가
행복하게 살고있을 ‘순돌이’에게
안연경(서울 구로교 6-5)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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