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책상에는 저금통이 놓여 있다. 빨간 돼지 저금통이다. 아주 귀엽고 또 예쁘게 생겼다. 그래서 나는 ‘꽃돼지’라고 부른다.
이 저금통은 내가 여덟살 때 어머니께서 사 주셨다. 내 손을 잡고 시내에 가셔서 이 저금통을 골라 주시며 어머니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수연아, 네 힘으로 저금해 본 일이 없지? 이제 1학년이 되었으니 네가 용돈을 아껴서 이 저금통에 저축하거라. 그래서 네가 사고 싶은 물건도 사고 좋은 일에도 쓰도록 해, 알았지?”
“알았어요. 엄마, 돼지 저금통이 가득 배가 부르게 저금 할래요.”
나는 손에 쥔 빨간 저금통이 너무 귀여워 기쁜 마음으로 저금을 해 가기로 다짐했다.
“부모님 심부름을 할 때 용돈을 주시면 용돈을 아껴 저축하세요. 빈 병이나 헌 신문지도 때로 모아서 팔면 돈으로 바꿀 수 있어요. 이렇게 자기 힘으로 저축하는 거예요.”
선생님께서 보람있게 저축하는 방법을 말씀해 주셨다.
나는 휴지 모으기나 빈 병 모으기를 해서 저금할 돈을 마련하고 싶었다. 그러나 아버지 어머니께서 모두 직장에 나가셔서 바쁘시기 때문에 도움을 얻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우선 용돈을 아껴 차곡차곡 꽃돼지 배를 채우기로 했다.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야.’
나는 100원, 200원, 어느 때는 500원… 꼬박 꼬박 저축을 했다. 꽃돼지 저금통이 배가 불러갈 때 너무 자랑스러웠다.
‘자랑스러운 꽃돼지, 내가 너를 더 부자로 만들어 줄게.’
이렇게 속으로 말을 하면 꽃돼지도 나를 보고 빙그레 웃고 있는 것 같았다.
꽃돼지의 배가 가득 차면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쓰고 싶다. 어머니께서 가난한 환자를 돕고 치료하시는 것처럼 나도 꼭 좋은 일에 돈을 쓸 것이다.
임수연(광주 살레시오교 2-들)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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