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세상
  •  [2001 문예상 후보작품/산문]단수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01-07-09 13:32:00
  • 인쇄프린트
  • 글자 크기 키우기
  • 글자 크기 줄이기
  • 공유하기 공유하기
  • URL복사

[2001 문예상 후보작품/산문]단수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단수입니다.’ 엘리베이터 안에 붙은 종이를 읽으며 학교로 향했다. ‘오늘 한나절 동안 물이 나오지 않아? 그러면 어떡하지?’ 별 생각이 다 났다. 이렇게 더운데 물이 나오지 않는다니. 다행히도 학교는 물이 나와 친구들과 장난을 좀 쳤다. 집에 가서 물을 틀어도 물이 나오지 않았다. 물을 쓸 수 없으니 답답하기까지 했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물장난한 그 물이 너무 아까웠다. 그 물을 지금 쓴다면 좋을 텐데…. 단수니까 미리 받아놓은 물을 써야만 했다. 물을 푸려니 힘들었다. 단수되지 않을 땐 수도꼭지에 손만 대면 촤-악하고 물이 나왔었는데… 6시가 되자 드디어 물이 나왔다. 휴∼우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단수됐을 때 물이 나오지 않아 참 답답했는데. 지금 4개월째 봄가뭄이란 병을 앓고 있는 강원지역은 농업용수는 물론 마실 물도 없다고 한다. 그래서 요즘 양수기보내기가 한창이다. 찌는 듯한 더위에 봄가뭄은 계속되다니 내가 물장난 친 그 물, 마구 쓰던 그 물을 받아다가 그 곳에 보내면 그 사람들은 눈물까지 흘리며 기뻐할 텐데… 그러고 보니 내가 쓴 물은 너무나 많다. 특히 장난친 물을 지금 다시 끌어 모을 수 있다면 강원지방으로 보낼 텐데. 언젠가는 물이 모자라 전쟁이 일어나거나 물을 몇 억원씩 주고 수입해야 한다고 한다. 지금 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물 한 방울도 모으면 많아진다. 내가 이렇게 펑펑 쓰는 물. 다른 사람이 나처럼 쓴다면 어떡할까? 우리나라 전국민이 모두 그렇게 쓴다면 벌써 물은 바닥났을 거다. 단수 때문에 이번에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마시는 물 한모금, 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물 한방울, 내가 장난칠 때 쓰는 그 물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물은 한정되어 있어서 우리가 계속 물을 아끼지 않고 펑펑 쓰면 언젠가는 바닥이 나게 되어 전쟁이 일어나고 목이 말라 죽고, 기어이 모든 생물이 죽어버릴 수 있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바다와 한강을 더 이상 더럽힐 수 없다. 우리의 생명일 정도로 중요한 물이 있는 한강과 바다. 그 바다와 한강이 더러워지면, 우리는 그 물을 마시기 위해 다시 많은 돈을 투자해야 한다. 이번 단수는 나에게 물을 아껴써야 한다는 아주 참되고 참된 생각을 내 마음속 깊은 곳에 심어 주었다. 힘든 단수였지만 나에게 좋은 생각을 심어준 기회였다. 김현정(서울 월촌교 5-6)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권지단
한미약품
  • 댓글쓰기
  • 로그인
    • 어동1
    • 어동2
    • 어동3
    • 어동4
    • 어솜1
    • 어솜2
    • 어솜3

※ 상업적인 댓글 및 도배성 댓글, 욕설이나 비방하는 댓글을 올릴 경우 임의 삭제 조치됩니다.

더보기

NIE 예시 답안
시사원정대
  • 단행본 배너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