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야 안녕? 나 알지!
여름이면 너에게 자주 놀러가던 유진이야.
너의 시원한 그늘 밑에서 쉬기도 하고 함께 이야기 나누던 키 작고 통통한 여자아이 생각나니? 너의 굵은 뿌리를 의자 삼아 기대어 앉아 책이라도 읽으면 화려한 궁궐의 뒤뜰 잔디밭보다 더 편하고 행복했었지.
우리 반 남자 꾸러기들이 한바탕 말타기를 하며 환호성을 질러대면 금방 꿈에서 깨어나긴 하지만….
올 여름도 너의 가지를 쭈-욱 펼쳐 더 넓고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길 바래. 그래야 내가 더 많이 놀러가지.
참, 얼마 전에 텔레비전에서 무서운 불에 휩싸여 울부짖는 너의 친구들을 보았단다. 얼마나 마음이 아프던지 나도 눈물이 나오더라.
네가 다른 나무들처럼 오염되거나 다치치말고 늘 내곁에 튼튼한 모습으로 남아 영원한 친구가 되어주길 바란단다.
그럼, 느티나무야 안녕!
2001년 5월 15일
너의 다정한 벗 유진이가
정유진(경기 연천군 대광교 5-2)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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