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4월20일 금요일 맑음
며칠 전부터 흔들흔들 거리며 음식을 씹을 때마다 불편하게 하던 앞니 두 개를 뽑으러 공항 치과에 어머니와 동생 혜원이의 손을 잡고 갔다.
치과에 들어서자 두려움이 어깨를 짓눌렀다. 접수하자마자 간호사 누나가 내 이름을 불렀다. 치료실 안으로 들어가 의자에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며 ‘쿵쾅쿵쾅’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려 노력을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의사 선생님께서 집게를 들고 다가올 때는 그냥 두 눈을 찔끔 감아버렸다.
집게로 이빨을 뽑는 순간 아픔이 찌릿찌릿 느껴져 왔다. 이를 뽑은 자리에는 하얀 솜을 끼워줬는데 나는 솜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입술을 꽉 깨물고 집으로 돌아왔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새싹이 자라듯 이가 빠진 내 잇몸에도 새하얀 이빨이 삐죽 고개를 내밀겠지….
공대용(대구 불로교 3-5)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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