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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 문예상 후보작품/산문]엄마와 떨어진 아리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01-05-21 00: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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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 문예상 후보작품/산문]엄마와 떨어진 아리

우리 집에는 개가 한 마리 있다. 이름은 단지이고 시추종인데 아주 순진하다. 가끔 김치를 훔쳐 먹거나 신발을 물어뜯어 놓지만 우리 식구 중 한 사람도 단지를 미워하지 않는다. 그러던 단지가 이제 엄마가 된 것이다. 단지는 초롱초롱하게 예쁜 두 눈을 가진 강아지를 낳았다. 우리는 아리라고 이름을 지었다. 아리는 한 달 뒤에 두 눈을 뜨고 넘어질 듯 걸어다녔다. 이빨도 없는데 내 손을 물곤했다. 귀엽고 작은 꼬마돼지 같았다. 그런데 우리 집은 두 마리의 개를 키울 수 없었다. 우리 가족은 의논에 의논을 거듭한 끝에 아리를 다른 사람에게 주기로 했다. 말이 좋아 의논이었지, 아빠 엄마는 “아리를 다른 집으로 보내도록 해”하고 명령을 내린 것과 마찬가지였다. 드디어 아리가 우리 집을 떠나는 날이 되었다. 단지가 아침부터 낑낑거렸다. 자식을 떠나 보내는 것을 예감한 것처럼. 나와 내 동생 미경이는 아리의 눈을 수건으로 가려서 가슴에 꼭 안고 집을 나섰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지만 이를 악물었다. 아리를 이웃집에 드리고 집으로 돌아오니 단지가 집안 구석구석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흡사 새끼를 찾으려는 듯이. 나는 슬픈 목소리로 단지를 달랬다. “괜찮아. 아리도 좋은 주인 만났으니 행복하게 살거야. 그리고 넌 또 새끼를 낳을 수 있어.” ‘새끼를 낳으면 뭘해. 또 보내야 하는데….’ 단지가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갑자기 개의 삶이 너무나 측은했다. 그리고 나도 속상했다. 왜 엄마, 아빠는 강아지를 키우고 싶은 우리들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시는지…. 아니면 정말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인지. 저번에 엄마가 미국에 가셨을 때 너무나 슬펐다. 엄마에게는 의젓한 모습을 보이려고 했는데 끝내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런 일을 생각하면 단지와 아리의 슬픔이 더 깊이 느껴졌다. 말은 못하지만 얼마나 슬펐을까? 제멋대로 결정하는 사람이 얼마나 원망스러웠을까? 단지를 보면 볼수록 불쌍해서 견딜 수 없는 요즘이다. 김태경(서울 원명교 5-나리)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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