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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 문예상 후보작품/산문]부끄러운 자리양보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01-04-30 17: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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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 문예상 후보작품/산문]부끄러운 자리양보

며칠 전 엄마와 함께 지하철을 타고 서점에 나갈 일이 있었다. 지하철의 문이 열리고 많은 사람들이 내림과 동시에 올라탔다. 붐비는 지하철안에 좁은 자리 하나가 눈에 띄었다. 그곳은 바로 노약자 보호석이었다. 재빨리 자리에 앉았다. 서너 정거장이 지났을 무렵이었다. 목발을 짚은 아저씨 한 분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들어섰다. ‘내 앞으로 오면 어쩌지?’ 이런 걱정을 하고 있을 때 아저씨는 내 앞으로 천천히 걸어오셨다. 옆에 있는 대학생 언니를 쳐다보았다. 살며시 눈을 감고 있었다. 잠이 든 건지 아니면 일부러 눈을 감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또 다른 아저씨는 갑자기 신문을 펼쳤다. 과연 아저씨의 마음은 어떨까? 짧은 순간이었지만 자리를 양보해야 될 것인가 하는 갈등이 시작되었다. “아저씨 여기 앉으세요.” 진심으로 우러나온 양보는 아니었지만 교과서에서 배운 것을 실천해야 한다는 생각에 일어선 것이었다. “학생 괜찮네, 그냥 앉아서 가게.” 아저씨의 말씀을 듣는 순간 나의 얼굴이 홍당무가 되었다. 마치 나의 마음 속을 들켜버린 것 같았다. 내가 만약 몸이 불편했더라면 얼른 자리에 앉았을 것이다. 그러나 아저씨께서는 내가 초등학생이라고 생각하셨는지 오히려 자리를 양보해주셨다. 부끄러운 마음은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바늘방석에 앉아 있는 듯 했다. ‘쥐구멍이라도 있었으면….’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장애인을 배려하는 마음이 너무나 부족하다. 몸이 불편한 아저씨의 따뜻한 마음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남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이 작은 불씨가 되어 우리의 차가운 가슴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어 주었으면 좋겠다. 조서연(서울 신도림교 4-6)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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