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골에 있는 신호등입니다. 나는 내 일에 보람을 느낀답니다.
어느 날이었어요. 그날은 차가 별로 없어서 차들이 쌩쌩 달렸어요. 나는 길을 건너는 사람들을 안전하게 해주기 위해 열심히 얼굴색을 바꿨죠. 내 얼굴색이 빨강색일 때였어요.
어떤 사람이 막 뛰어나오더니 양쪽을 살폈어요. 그리고 나서는 나를 무시한 채 건너편으로 마구 달렸어요. 차들이 다른 신호등에 묶여 있어서 그 사람은 무사히 건넜지만, 나는 가슴이 조마조마 했어요.
어느 추운 겨울날엔 어떤 할머니가 신호를 기다리는 것이었어요. 나는 얼른 파랑색 얼굴이 되어서 할머니를 기쁘게 해드렸어요. 그럴 때는 참 보람을 느껴요.
제가 가장 화가 날 때는요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들을 볼 때예요. 제가 화가 나서 얼굴이 붉어져도 그 사람들은 전혀 상관하지 않아요.
사람들은 내가 무생물인줄 알아요. 하지만 나는 사람들의 행동이 착한지 나쁜지 다 알고 있어요. 내가 말을 할줄 알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면 나쁜 행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고함도 지르고 그럴텐데요.
그래도 질서를 잘 지키는 사람이 아직은 많아 저는 행복합니다.
변지웅(서울 북성교 3-4)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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