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세상
  •  [문예상 후보작품/산문]어머니 운동회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00-11-20 17: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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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한 느낌이 드는 11월 초 오전 수업만 있는 수요일 어머니 운동회를 하는 날이다. 어머니들께선 어떤 경기를 하시나 참 궁금하던 찰나 우리 조 사회 숙제 발표 준비 때문에 등나무 교실 밑에서 모이기로 했다. 운동장 위로 오색 풍선을 예쁘게 매달았고 많은 어머니들께서 에어로빅 준비 체조를 하셨다. 나는 우리 어머니는 가게 보시느라 바쁘시고 연세가 많아 안 오실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눈치빠른 친구들이 우리 어머니를 나보다 먼저 보고 저기 계시다고 가르쳐 주었다. “너희 어머니께서는 다리가 짧으셔서 다른 사람 두 번 걸을 때 세 번 걸으시더라. 위를 쳐다 볼 때면 어딘가 머리 위가 빈 것 같아.” “그래, 그래.” 나는 친구들의 얘기를 대충대충 받아넘겼다. 내가 늦동이니 우리 어머니는 당연히 내 또래 어머니들보다 연세가 십 오년 정도 차이가 난다. 그런데도 참 용감하시다. 다른 어머니들이 만약 우리 어머니 연세라면 다리 아프다고 구경나올 엄두도 못낼텐데 어머니는 저렇게 젊은 어머니들 틈에서 경기를 하고 계신다. 달리기, 큰 공 굴리기, 줄넘기, 줄다리기 등 여러 가지 경기에서 남보다 열심히 뛰는 우리 어머니. 미소 머금은 환한 얼굴이 천사를 보는 것 같다. 집에서 직장에서 아이들 걱정, 살림 걱정 하시던 어머니들께서 이 순간 만큼은 모든 것을 잊고 용감하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다. 온 식구가 모인 저녁 시간. 어머니께서 몸살이 나서 저녁도 못드시면 어쩌나 생각하며 “어머니, 오늘 힘들지 않으셨어요”하고 여쭤보니 “오늘 승화 덕분에 어머니 운동회에 참가해 흐뭇하고 기쁘구나. 십년이 젊어진 기분이야. 고맙다.”라고 말씀하셨다. 밤이 깊어가도록 오늘 있었던 재미있는 이야기로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 모든 건 정신에 달려 있는 것이구나. 오십대 어머니께서 열심히 경기하는 걸 보며 사람은 젊고 용감하게 살아야 즐겁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최고도 아닉 일등도 아니지만 나는 우리 어머니를 존경하고 또 마냥 자랑하고 싶다. 염승화(서울 월정교 6-2)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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