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한 햄스터 가족의 엄마고 제 이름은 햄비예요. 이름이 참 예쁘죠? 우리 주인은 날 참 귀여워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주인과 헤어져 머나먼 여행을 하고 있어요. 못 믿으시겠죠? 저도 햄스터 주제에 이렇게 여행을 한다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아요. 이번 여행이 어떻게 이뤄지게 됐는지 이야기 해드릴 게요. 우리집에는 저 말고 강아지 푸푸도 함께 살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그 강아지가 날 싫어했어요. 주인이 나를 더 사랑했으니까요. 그러던 어느 날 주인이 먼 길을 떠났어요. 푸푸는 나를 못살게 굴며 떠나라고 했어요. 내 집을 부수고 으르렁거리며 따라다녔어요. 난 간신히 주인집 베란다를 통해 도망나왔어요. 바깥 세상에 처음 나온 나는 세상이 너무 넓어서 깜짝 놀랐어요. 낯선 세상이 신기하고 두려웠어요. 그리고 도망나온 것이 후회스럽기도 했어요. 난 너무 지쳤으니까요. 길을 계속 걸어가다가 나와 같은 햄스터도 만났어요. 난 너무 반가워서 그 햄스터와 함께 놀았어요. 그 햄스터의 이름은 햄두였어요. 우린 정말 신나게 놀았어요. 난 햄두에게 이 큰 세상을 함께 구경해보자고 했어요. 그래서 햄두랑 길을 떠나 행복하게 살았어요. 여기저기 머물며 세상의 아름다움을 느끼기도 했어요. 우리는 짝짓기를 했고 예쁜 새끼 햄스터도 낳았어요. 내가 드디어 엄마가 된 거죠. 우리 가족은 지금도 여행을 계속하고 있어요. 아마 이 여행은 끝이 없을 거예요. 난 가끔씩 그렇게 친절하던 주인님 생각을 해요. 강아지 푸푸도…. 그렇지만 후회는 하지 않아요. 만약 그때 집을 나오지 않았다면 이렇게 신비한 세상을 못봤을테니까요. 우리 가족은 지금 너무 행복하답니다. 구윤희(서울 중평교 3-4)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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