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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예상 후보작품/산문]고추 따기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00-10-30 16: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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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상 후보작/산문]고추따기

[문예상 후보작품/산문]고추 따기

오늘은 우리 가족이 모여 오순도순 고추 따는 날이다. 집에서 가만히 TV를 보고 있던 내게 어머니께서 다가오셔서 “우리 가족이 모두 고추 따러 가자”며 장갑을 내어 주셨다. 하긴 나도 TV만 보기엔 너무나도 심심했다. 우리 마을엔 내 또래의 친구가 한 명도 없기 때문에 일요일이면 너무 심심해서 차라리 학교에 가고 싶기도 했다. 난 어머니께서 시키신 대로 긴 바지에 셔츠를 입고 장갑을 손에 끼고 우리 집 마당에 있는 텃밭으로 갔다. 평소에 볼 때에는 몇 개밖에 안 보이던 밭고랑이 오늘따라 너무나 많이 있는 것 같았다. 어머니께서 소쿠리를 동생 형석이에게 주시며 “형석이와 아버지가 한편이고, 선영이 하고 어머니하고 한편으로 어느 편이 많이 따나 내기하자”고 말씀하셨다. 부자간 대 모자간의 고추따기 내기였다. 그리고는 아버지께서는 파란 소쿠리, 어머니께서는 빨간 소쿠리를 나누어 가지시고는 일정한 시간동안 누가 더 많이 땄는지 대회를 하는 것이었다. 그냥 고추를 따는 것보다는 훨씬 더 재미가 있을 것 같았다. “자, 시작하자.”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평소에 그냥 어머니, 아버지께서 고추를 따는 것을 보았을 땐 마냥 쉬워 보였는데 이상하게 고추가 잘 안 따졌다. 어머니께서는 ‘똑똑’ 소리를 내며 잘 따시는데 말이다. 그래서 어머니에게 물어봤더니 어머니께서는 고추 윗 부분을 꺾으면 된다고 말씀하시고는 고추 따는 일에 열중하셨다. 나도 어머니처럼 해 보았더니 나도 잘 되었다. 조금만 따도 땀이 뻘뻘 흘렀다. “자 이제 Time over.” 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다. “에이 우린 많이 못 땄는데….” 내가 말했다. “자! 이번 고추따기 대회는 부자편 승리!”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다음에 또 한다면 꼭 아버지와 형석이에게 이겨야지! ’ 우리 가족의 텃밭 고추따기이지만 가족사랑의 대회였다고나 할까? 나는 부모님의 고마움을 새삼 느꼈다. 텃밭에 심은대로 무럭무럭 자라는 곡식처럼, 동생 형석이와 나도 무럭무럭 자라야지…. 오후의 가을 햇살이 우리 가족들 얼굴에 환히 비치고 있었다. 우리 식구의 얼굴이 더욱 밝고 환하였다. 우리 가족이 새삼 자랑스러웠다. 고선영(경북 청송군 청송교 6-1)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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