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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예상 후보작품/산문]거짓말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00-09-18 16: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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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상 후보작품/산문]거짓말

친구들과 야구를 하다보니 벌써 컴퓨터 학원에 갈 시간이 되었다. 난 더 놀고 싶었지만 집에 와서 학원에 갈 준비물을 챙겼다. 그러다가 한 가지 꾀가 생각나서 신나게 컴퓨터 학원으로 전화를 돌렸다. “저 오늘 결혼식에 가봐야 해서 학원에 못 가는데요.” 그렇게 거짓말을 하고는 다시 친구들이 노는 곳으로 달려가 실컷 야구놀이를 했다. 야구놀이를 끝내고 오후 6시쯤에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문을 열어 주시는 엄마의 표정이 굉장히 굳어 있었다. “정호, 너 생각해 봐야 할 일이 있지?” 엄마의 표정과 그 말씀만으로도 난 가슴이 떨렸다. ‘꼼짝없이 들켰구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나는 바로 엄마에게 매달렸다. “너무 놀고 싶었어요. 한 번만 봐 주세요. 네?” 내가 엄마의 손을 잡고 잘못을 비는 데도 엄마의 화가 풀리지 않으셨다. 화가 풀리기는커녕 회초리를 찾으시는 게 아닌가. 엄마가 회초리를 드시자 나는 잽싸게 내 방으로 들어가 방문을 잠가버리고 말했다. 그런 내 행동에 더욱 화난 엄마의 목소리가 집안을 쩌렁쩌렁 울렸다. “네 잘못을 알았으면 벌을 받아야지. 3대만 때릴 테니 빨리 나와!” 나는 버티는 걸 포기하고 조용히 방문을 열었다. 고개를 푹 숙이고 서 있으니 조금 전보다는 화가 덜난 목소리로 엄마가 명령하셨다. “딱 3대를 때릴 테니까 빨리 엉덩이를 대.” 나는 뒤로 돌아서서 엉덩이를 조금 내밀었다. 퍽―, 퍽―, 퍽―. 옷 때문에 엉덩이 맞는 소리가 크게 들려서 더 아프게 느껴졌다. 나는 엉덩이를 손으로 문지르면서 눈물을 찔끔 흘렸다. 엄마는 그런 나를 꿇어 앉혀놓고 한참 동안 꾸중을 하셨다. “거짓말이 얼마나 나쁜지는 ‘양치기 소년’이야기를 통해서도 알고 있잖아. 거짓말을 많이 하니까 진짜 어려운 일이 있을 때는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잖니? 이 세상에서 가장 나쁜 짓이 거짓말이라는 걸 명심하도록 해.” 나는 엄마의 말씀을 들으면서 부끄럽고 미안한 생각이 막 떠올라서 훌쩍훌쩍 소리내어 울었다. 야단을 끝내신 엄마는 나에게 얼굴을 씻으라고 하신 뒤 방으로 들어가 버리셨다. 엄마의 뒷모습은 무척 힘이 없어 보였다. 나에게 실망하셨기 때문인가? 찬물에 얼굴을 씻으면서 나는 거울을 보았다. 거짓말을 한 내 얼굴이 아주 미운 얼굴로 비쳐졌다. 나는 나의 미운 얼굴을 보면서 맹세했다. ‘이제 거짓말은 절대 안한다.’ 홍정호(서울 대명교 5-6)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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