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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예상 후보작품/산문]지혜에게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00-06-26 16: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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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상 후보작품]산문

[문예상 후보작품/산문]지혜에게

지혜야 안녕? 나는 4학년 때 너와 제일루 친했지만 나의 실수로 소중한 너를 잃어버린 선영이야. 지금은 햇빛이 비치는 조용한 창가에서 너에게 사과편지를 쓰고 있어. 무슨 사과 편지인지 궁금하지? 봐∼! 4학년 때 네가 미국에서 전학 왔을 때 난 ‘어떻게 지혜하고 친하게 지낼 수 있을까?’하며 말도 걸어보고 관심을 끌려고 이상한 짓도 해보았지만 잘 되지 않아서 편지를 통해 너와 친해졌어. 그땐 진짜로 좋았어. 이렇게 영어도 잘하고 예쁘고 착한 친구를 만나 기뻐서 어쩔줄을 몰랐지… 그렇게 좋아했으면서 그때는 내가 약간 판단을 잘못했나봐. 내가 친하게 지내자고 접근한 뒤에 다시 딴애하고 친해지려고 절교 편지까지 보냈으니말야. 너는 날 몇 번이고 말렸지? 나는 너를 무참히 떠나버리고 딴 친구와 다니다니…. 그때 일은 정말 정말 무지무지 미안해.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내가 멋대로만 생각했고 내 위주만으로 행동했고 너에게 상처가 가는 그 큰 아픔을 나는 몰랐어…. 그 후로 우리는 보기만 보면 원수처럼 째려보고 말도 하지 않고 아는 척도 하지 않았지? 나는 비로소 그때 너의 큰 상처를 알게 되었어. 왜 그렇게 늦게 알았을까? ‘이미 엎질러진 물은 주워 담을 수 없다’라는 말처럼…. 이미 엎질러진 물이 우리의 깨진 우정이라는 걸…. 또 엎질러진 물은 담을 수 없듯이 우리의 우정도 붙일 수 없다는 사실을…. 너를 그렇게 차갑게 보내고 난 뒤 나는 가슴이 아프고 내가 왜 그랬을까? 하는 좌절감도 생겼고, 다시 너에게로 가고 싶은 마음도 많이 있었단다. 그렇지만 어쩌겠니. 원수로 만든 사람이 나인데…. 지혜야! 제발 나 한번만 용서해 줄 수는 없겠니? 용서해 준다면 너와 다시 4학년 때처럼 친하게 지내고 싶다! 지혜야 정말정말 무지무지 진짜진짜 미안해…. 너한테는 정말 미안하다는 말밖에 안 나와. 제발 나 용서해줄래? 다시 안 친해져도 좋으니까 용서만 해 줘. 용서 안해준다면 난 영원히 너에게 저지른 죄 때문에 좌절감에 너를 보지 못할 거야. 제발 받아주길 바래. 그럼 이만 안녕. 너에게 죄(?)를 지은 선영이가 2000. 5. 25 목요일에 심선영(경북 포항시 광양제철교 6-4)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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