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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예상 후보/산문]낙엽전쟁
  • 어린이동아 취재팀
  • 1999-12-13 17: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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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상 후보/산문]낙엽전쟁

창문 안으로 가을 바람이 솔솔 들어오는 9월 중순 어느 날. 선생님께서 도덕시간은 실천해야 한다면서 손에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주셨다.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멋진 군인이 된 우리들은 등교 길에 주둔하고 있는 낙엽군을 물리치기 위해 씩씩하게 행진했다. “준비됐나?” “네.” “그럼 지금부터 낙엽 군단을 퇴치하겠다.” “어휴! 이렇게 많아?” 막상 퇴치하려고 하니 너무 수가 많았다. “돌격!” 빗자루 총과 쓰레받기 탱크를 앞세우소 진압에 나섰다. “쓱싹 쓱싹.” “야, 빨리빨리 버려. 바람에 날아가잖아.” 우리가 무서웠는지 낙엽군은 바람의 힘을 빌려 이리저리 도망가고 있었다. 우리들은 더욱 열심히 쓸었다. 여기까지 왔는데 물러설 수 없어! 50분 뒤 드디어 낙엽 군단도 거의 전멸되고 쓰레기 봉투도 꽉꽉 차고, 즐거운 마음으로 마무리를 하고 있는데…. “위∼ 윙” “이럴 수가….” 우리가 잠시 방심하고 있는 동안 낙엽 군단이 봉지 사이로 다시 우르르 쏟아져 나온 것이다. “뭣들 하나? 다시 진압 준비!” “에이∼ 선생님 그만해요. 이제까지 했는데 또 해요? 하지 말아요.” 군기 빠진 목소리로 장교님께 애타게 부탁했지만, 우리는 또 낙엽군을 진압하게 생겼다. 손도 아프고, 낙엽만 보아서 눈앞에 아른아른 거리는 낙엽. 낙엽과 바람에게 당한 우리들은 봉투 입구를 철저히 감시했다. 한 아이가 입구를 꽉 잡고 있었다. 그래서 2시간에 걸친 낙엽 전쟁은 막을 내렸다. 아마 나의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것이다. 9월에 일어난 낙엽과의 전쟁. 기상아(전남 광양 광양제철교 6-3)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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