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와 임금님’을 읽은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첫번째는 유치원 다닐 때였는데 그때와는 윌리에 대한 느낌이 달랐다. ‘내가 좀더 큰 것일까?’ 그래도 ‘보리’는 내 이름과 같아서 여전히 친근감이 갔다.
주인공 윌리는 교장선생님의 아들로 멍청이 소년으로 불렸다.
그저 히죽히죽 웃고 다니기 때문이다. 윌리가 이집트의 라 임금님을 만난 것은 아버지의 보리이삭들이 온 들녘에 황금빛으로 넘실거릴 때였다.
무엇하나 부족함이 없는 임금님앞에서 윌리가 “우리 아버지는 임금님보다 황금을 더 많이 갖고 계신걸요. 이 보리밭을 갖고 있으니까요”라고 말한 대목을 읽을 때는 내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이글거리는 라 임금님의 얼굴이 보이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아버지의 보리밭은 불태워졌고 그 재로 인해 황금들판은 거무칙칙한 빛으로 변하고 말았다.
하지만 윌리는 타지않은 반도막 이삭을 심어 이듬해 여름 탐스러운 열 개의 보리이삭을 얻게 되었다.
라 임금님은 죽었다. 수많은 보석과 황금 장신구 속에 라 임금님은 눕혀지고 윌리가 수확한 열 개의 보릿대도 같이 묻히게 되었다.
오랜 세월이 흐른 후 라 임금님의 무덤을 열어봤을 때 황금 장식은 모두 햇빛에 부서져내렸지만 윌리의 보리 열 개는 찬란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윌리의 꾸밈없는 진실에 감동했다. 유치원때 읽었을 때는 윌리가 정말 멍청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나도 윌리처럼 꾸밈없이 소박하게 살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김보리(경북 구미 형남교 3-3)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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