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안녕. 나는 너의 이름도 얼굴도 모르지만 이 편지를 너에게 쓴단다. 나는 남한에 사는 이수경이라고 해. 요즈음 이곳의 텔레비전에는 네가 사는 북한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단다.
너희는 우리를 알고 있니? 우리 남한도 지난해 IMF가 터진 후부터 형편이 어려워져서 용돈도 적게 받아. 하지만 너희에 비하면 천국에 다름없단다. 매일 쌀밥도 먹고 고기반찬도 먹을 수 있으니까.
나는 너희의 그런 아픈 사정을 알고는 너무 놀랐어. 같은 대한민국인데 왜 그럴까? 난 당장 우리 용돈을 가지고 달려가고 싶어. 하지만 우리 사이엔 휴전선이 가로막고 있어 갈 수가 없단다.
휴전선을 만든 사람이 너무 미워져. 그럼 우리가 휴전선을 쓰러뜨리는 날 만나. 넌 내가 보낸 이 편지를 가지고 와. 우리가 서로 알아볼 수 있게. 그럼 안녕.
1999년 가을에
남한에서 친구 수경이가.
이수경(문경 호서남교 4)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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