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세상
  •  [산문]성민재/꽈배기 한 개
  • 어린이동아 취재팀
  • 1999-06-14 11: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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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급식시간이 되면 궁금한게 있다. 그건 바로 ‘오늘 간식은 뭘까?’이다. 그런데 오늘 급식시간에 나온 것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꽈배기였다. 나는 빨리 꽈배기를 먹으려고 급식을 후닥닥 먹었다. 오늘 급식은 야채죽이라서 더 빨리 먹을 수 있었다. 노릇노릇하고 하얀 설탕 가루가 묻혀져 있는 꽈배기는 보기만해도 군침이 돌았다. 나는 입을 커다랗게 벌리고 덥석 먹었다. ‘아니 이렇게 환상적인 맛이 있다니.’ 그런데 다 먹어 갈 때쯤 내 머리에 엄마 생각이 났다. ‘이걸 어떻게 하면 좋지? 이렇게 맛있는 걸 나 혼자 다 먹지 말고 반만 먹고 반은 집에 가져가서 아빠, 엄마 드릴 걸’하고 후회하고 있는데 마침 내 옆의 친구에게 꽈배기가 두개나 있는 걸 보았다. 그 꽈배기를 보는 순간 나는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교실에 있는 비닐 봉지를 들고는 친구에게 아주 공손한 소리로 말했다. “어이 멋진 친구, 이거 하나 나 줘라.” 이렇게 말하니 웃으면서 비닐봉지에 꽈배기 한개를 넣어 주었다. 나의 토끼 같은 꾀에는 넘어갈 수밖에 없지, 히히. 수업을 마치자마자 나는 나를 기다리는 엄마에게 쏜살같이 뛰어갔다. 그리고는 꽈배기를 엄마에게 선물이라고 내보였다. “엄마, 이거 무지무지 맛있으니까 반만 드시고, 반은 두었다가 아빠 드리세요.” 내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엄마가 갑자기 나를 와락 껴안으셨다. 그리고는 볼에다가 마구 뽀뽀를 해서 내 볼이 엄마 루주로 빨간 단풍물이 들어 버렸다. 엄마는 그 꽈배기 반쪽을 너무 흐뭇한 표정으로 맛있게 드셨다. 그런데 엄마가 반을 먹을 때 옆에서 보니까 나도 또 먹고 싶었지만 배도 부르고 질린다고 거짓말을 했다. 내가 드린 꽈배기가 엄마를 그렇게 기쁘게 해드릴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엄마가 그렇게 기뻐하신 깊은 마음은 자세히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나대로 아주 작은 결심을 했다. 다음에도 맛있는 간식이 나오면 집에 가져와서 나를 사랑하시는 부모님께 드려야지. 성민재(서울 명원교 3-사랑)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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